7·10 대책 한 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 급감 상승률 하락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08-11 12: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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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부동산 대책의 효과와 전망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거래량과 가격 상승률이다. 이 두 지표에서 7·10 대책의 효과는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 서울 여의도 일대 아파트/연합뉴스

 

취득세-보유세-양도세 등 다주택 보유의 입구를 봉쇄하고, 보유를 어렵게 하며, 주택 매매를 통한 차익을 환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7·10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8월 초에 이르러 이를 위한 입법 조치가 완료되고 후속 조치인 공급 대책까지 발표됐다.

7·10 대책은 ‘장기적 효과와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엇갈리면서도 역대 최강의 대책”이라는 평가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모두 일치했다.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부동산 대책의 효과와 전망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거래량과 가격 상승률이다. 이 두 지표에서 7·10 대책의 효과는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량 감소’와 ‘상승률 둔화’를 부동산 시장의 ‘꼭지’로 판단한다. 즉 거래량이 감소하고 상승률이 둔화되는 것은 향후 하락세의 전조 현상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부동산 문제는 엄밀하게 말하면 ‘서울의 아파트 시장’의 문제다. 같은 수도권인 경기도까지 포함한 서울 이외의 전 지역은 서울 아파트 시장의 영향을 국지적·일시적으로 받더라도 전체적으로 안정돼있다.

7·10 대책의 한 달 전과 한 달 후, 즉 6월 11일부터 7월 10일까지, 그리고 7월 11일부터 8월 11일까지의 서울의 강남 3구, 마용성, 노도강 등 9개 구의 아파트 거래량과 매매지수 변동률을 살펴본 결과 거래량이 급감하고 상승률이 0으로 수렴하면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한국감정원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는 우리나라 전체 주택시장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 거래지역이고, 마포·용산·성동구는 강남 3구의 뒤를 잇는 신흥 고가 아파트 주거지역이며, 노원·도봉·강북구는 ‘풍선 효과’의 영향으로 저가 아파트의 거래가 집중됐던 지역이다.

거래량에 있어서 송파구의 경우 1,137건에서 115건으로, 강남구는 758건에서 77건으로 모두 거래량이 10분의 1로 줄었다. 마포구가 7·10 대책 이전 대비 25.1%, 서초구가 18.0%의 거래량을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지역은 15% 내외의 거래량을 나타냈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노원구는 1,786건에서 263건으로 7·10 대책 이전 대비 14.7%를 나타냈다. 

 

 

▲ 자료/한국감정원

 

이 정도면 ‘거래량 실종’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이러한 거래량 급감은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 매입과 1주택자의 다주택자 진입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주택을 매입하는 사람은 무주택자이거나 상위 지역으로 갈아타려는 1주택자들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매매지수 주간 변동률(상승률)은 7·10 대책 발표 직전인 7월 6일 0.11까지 올라갔다가 7월 13일에는 0.09, 7월 20일에는 0.06, 7월 27일에는 0.04로 떨어진 뒤 8월 3일에도 0.04를 이어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승률이 0.05 이내로 들어오면 안정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한다.

 

▲ 자료 : 한국감정원


매매지수 주간 변동률은 2018년 9·13 대책 발표 직전인 9월 3일 0.47까지 오른 적이 있었고,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 12월 9일 0.2를 기록했다가 4·13 총선 직후인 4월 27일 –0.07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다. 2017년 이후 변동률이 가장 낮았던 때는 2019년 1월 28일의 –0.14였다.


앞으로의 과제, ‘정책의 일관성과 의지’

주택 가격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시장에서 판단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책의 일관성과 의지’다. 아파트 가격의 등락은 갭투자 등의 편법 거래 등의 요인도 있지만 대부분 “정부가 집값을 잡을 의지가 없다”거나 “저러다가 다시 완화할 것”이라는 정부 정책의 불신 때문이다.

9·13 대책 직전의 급등세는 2018년 7월 6일 발표한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이 구간별로 0.1~0.5% 인상하는 ‘찔끔 인상’에 그쳐 정부의 규제 정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9·13 대책 이후 급락세를 보이던 시장이 2019년 초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뒤 ‘종부세 완화’에 대한 여론의 압력이 커지고, 여당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장기 보유 1주택자들을 중심으로 한 종부세 완화의 뜻을 밝히면서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 자료 : 한국감정원

 

2019년 말 12·16 대책과 코로나의 영향으로 하락하던 시장이 4·13 총선 직후 다시 급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총선 기간 동안 ‘종부세 완화’를 거론하다가 총선 직후 다시 ‘종부세 강화’ 기조로 돌아선 것에 대한 반발과 정부의 정책 의지에 대한 불신과 조롱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 들어 아파트 거래가격은 갭투자가 만연하고 “지금 안 사면 평생 못 산다”는 2030의 공포 수요가 맞물려 지속적으로 급등세를 보여왔지만 단기적으로는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급등과 급락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설 때는 정부가 ‘완화’의 기미를 보일 때였다.

따라서 7·10 대책 이후 완연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을 더욱 더 안정화시키려면 ‘정부와 여당의 흔들리지 않는 의지’를 더욱 확고하게 다지고 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에서도 7·10 대책 이후 장기 하락을 전망하는 측은 “위기의식에 가까운 정부의 의지”와 “180석이 갖는 정책 실행력과 속도”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고, 7·10 대책이 단기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는 측 역시 “정부가 여전히 집값을 잡을 의지가 없다”거나 “대선을 1년 앞둔 2021년에는 완화책이 나올 것”이라는 일종의 불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8.10/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주택 문제가 당면한 최고 민생 과제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여당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전방위적이고 전례 없는 수준의 대책을 마련했다”며 “이 같은 종합정책으로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설치 검토, 중저가 1주택자 세 부담 경감, 공공임대주택 품질 상향 등 세 가지를 지시했다. 이 중 부동산시장 감독기구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의 모든 정책과 대책이 시장의 반발과 공격을 받고 있지만, 이를 막아내기 위한 가장 강력하면서도 필수적인 무기는 ‘변함없는 의지’다. 대통령이 지시한 중저가 1주택자 세 부담 경감과 함께 종부세 구간 세분화, 기본공제 축소, 비거주 보유주택 과세 강화, 그리고 임대차보호법의 보완 등 필요한 조치는 언제라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견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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