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무혐의, '부실·축소 수사' 아니라는 김유철의 궤변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7 19: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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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은 '근거 미약'을 무혐의처리의 이유로 들고 있지만, 전파진흥원의 수사의뢰서는 그대로 공소장으로 써도 좋을 만큼 구체적이었고, 실제로 향후에 있었던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남부지검의 기소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옵티머스에 대한 전파진흥원의 수사의뢰를 무혐의처리했던 김유철 현 원주지청장이 검찰 내부전산망에 “부실 수사나 축소 수사가 아니다”고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그 주장을 요약하면 “▲피해자의 고발이 아닌 경영권 분쟁에 따른 민원이었고 ▲검사는 조사과에 조사와 보완수사를 지휘했으나 조사과에서 ‘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하여 ‘혐의없음’ 처분했다”는 것.


전파진흥원이 수사의뢰한 사건은 ‘성지건설 투자 사건’

김 지청장은 무혐의처분에 대한 이유에 대해 “횡령의 경우 투자금을 투자제안서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산운용사의 투자계획에 따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전파진흥원의 재산상 손해도 없어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파진흥원이 수사의뢰한 내용은 “우리 돈을 약속과 다르게 사용했으니 수사해달라”는 것이 아니었다. 수사의뢰의 핵심은 “우리 돈을 가지고 엠지비파트너스 등이 성지건설 인수와 관련된 불법행위를 벌인 것 같으니 이 불법행위에 대해 수사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김 지청장의 해명은 “엠지비파트너스 등이 불법행위를 했든 뭘 했든 전파진흥원과 옵티머스와의 약정에는 이상이 없었으므로 무혐의처리했다”는 얘기다. 내가 A가 저지른 강도 사건을 신고했는데 내가 강도 당한 게 아니므로 A에게 혐의가 없다는 얘기와 같다.

이는 전파진흥원의 수사의뢰서를 의도적으로 오독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해명이다. 전파진흥원은 수사의뢰서에서 “해당 펀드 판매 및 운용 관련 업체들이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횡령, 배임, 가장납입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수사의뢰에 이르렀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옵티머스와 ‘성지건설 투자 사건’은 별개라는 김 지청장

김 지청장이 해명문에서 언급한 대로 전파진흥원이 수사의뢰한 엠지비파트너스와 성지건설 간의 금전거래와 투자 관련 행위들은 남부지검에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었고, 그 결과 1년 뒤인 10월 31일 남부지검은 엠지비파트너스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및 특경법상 횡령으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김 지청장은 “형사7부 사건은 ‘옵티머스 피해자’가 수사를 요청한 사건이 아니었고, 몇 개월 뒤 남부지검이 기소한 사건은 ‘성지건설 투자 피해자’가 고소한 것이지 옵티머스 피해자에 관한 사건이 아니다”라고 강변하고 있다. 두 사건은 별개의 사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파진흥원이 수사를 의뢰했던 사건은 김 지청장이 말하는 ‘성지건설 투자 사건’이었고, 이 수사의뢰는 ‘성지건설 투자 사건’에 사용된 금원이 옵티머스 투자자들의 투자금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김 지청장은 최소한 옵티머스와 ‘성지건설 투자 사건’과의 연관성, 즉 엠지비파트너스가 성지건설을 인수하는 데 사용한 금원이 옵티머스 투자금이었다는 사실이라도 확인해냈어야 했고, 만약 그랬다면 사건의 성격과 수사의 양상이 달라져 혐의자들에 대한 기소 시점을 앞당길 수 있었을 것이며, 그에 따라 옵티머스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김 지청장의 해명을 보더라도 이는 최소한 사건을 남부지청에 이관하든, 남부지청과 공조수사를 하든가 했어야 할 일이지 무혐의처리를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계좌추적도 하지 않은 중앙지검

김 지청장은 “수사의뢰인이 혐의 내용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고 진술하는 이상 조사과나 형사부에서 수사력을 대량으로 투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성지건설 인수에 들어간 엠지비파트너스 자금의 출처가 옵티머스였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굳이 대량의 수사력이 소모되는 일이 아니며, 더욱이 수사의뢰인이 혐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수사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김 지청장은 또한 “수사의뢰인의 진술이 불분명하고 관련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계좌추적 등 압수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은 희박했다”고 말하면서 “근거가 미약한 상태에서 자산운용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것이 과연 비례와 균형에 부합하는지 의문인 상황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전파진흥원의 수사의뢰는 엠지비파트너스와 성지건설 간의 의심스러운 금전 거래와 투자행위에 대해 대단히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서 “수사의뢰인의 진술이 불분명하고 근거가 미약하다”고 얘기할 수 없는 일이다.

근거가 미약하다는 것은 김 지청장의 얘기일 뿐, 전파진흥원의 수사의뢰서는 수사를 통해 자금흐름만 확인하면 그대로 공소장으로 써도 좋을 만큼 구체적인 내용이었고, 실제로 향후에 있었던 남부지검의 관련자 기소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김 지청장은 시종 “수사의뢰의 배경이 옵티머스의 경영권 다툼에 따른 민원이었으며, 수사의뢰인이 혐의 내용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는 등의 비본질적이 부분을 무혐의처리의 이유로 들면서 전파진흥원이 수사를 의뢰한 본질적인 내용을 끝끝내 외면하고 있다.

이처럼 김 지청장의 ‘해명’은 궤변과 억지, 그리고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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