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하고 신물나는 조선일보의 스토커짓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6 14: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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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는 1999년 35억원의 웅동학원 채권을 1억 500만원에 매입했고, 2001년 경매를 통해 21억원을 회수했다. 채권매입액의 20배에 가까운 금액을 회수한 것이다. 따라서 웅동학원 채권에 있어서 '세금으로 메울 일'은 전혀 없다.
▲ 10월 26일 조선일보 보도

 

 

조선일보는 10월 26일 <조국 모친이 밝힌 全재산은 9만5819원>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도 언급했듯이 전두환의 “전 재산 29만원”을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제목이다.

제목의 길이에 여유가 있는 온라인판에는 <[단독] 나랏빚 130억 조국 모친 “내 전재산 9만5819원”>이라고 제목을 붙여 ‘나랏빚’이라는 어휘를 강조했다.

이 기사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을 인용해 “조국 전 장관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재산 목록에서 예금 9만5819원이 재산의 전부라고 밝혔다”는 내용이다.

조선일보가 웅동학원 부채에 대해 ‘나랏빚’ 운운하며 기사를 올린 것은 ▲[단독] 조국 일가, 캠코의 100여차례 빚독촉 18년간 뭉갰다(2019년 10월 21일) ▲[단독] 나랏빚 130억 갚겠다던 조국 일가, 전화는 불통 중(2020년 8월 19일), 그리고 오늘 기사 등 작년 조국사태 이후 벌써 세 번째다. 세 번 모두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제공한 자료를 인용한 기사다.

가히 스토커 의원에 스토커 언론이라 할 수 있다. 이 기사들은 모두 웅동학원에 대해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채권 회수 조치들로서, 성완종과 조선일보는 캠코에서 채권 회수를 위해 어떤 조치를 하면 하는 족족 자료를 내고 보도를 할 태세다.

그러나 해당 채권 채무의 내용을 살펴보면 과연 그래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나랏빚’ 아닌 기보와 은행 채무

우선 조선일보가 쓰고 있는 ‘나랏빚’이라는 용어부터 대단히 악의적이다. 채권자인 캠코가 준정부기관이기는 하나, 이 채권 채무는 1995년 동남은행이 웅동학원에 대출했던 채권으로 IMF 사태 정리 차원에서 캠코가 부실채권으로 인수한 것이다.

국민이 국가에 빚을 졌다는 의미의 ‘나랏빚’은 세금, 벌금, 과태료 등을 납부하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국민이 국가로부터 돈을 빌린다는 의미의 ‘나랏빚’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웅동학원 채권을 ‘나랏빚’이라고 한다면 웅동학원이 나랏돈을 떼어먹었다는 의미가 돼버린다. 물론 조선일보는 그런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130억’이라는 채무의 대부분은 일부 원금에 당시 24%의 높은 이자율이 계속 적용되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결과다.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자산관리공사 사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캠코의 웅동학원 채권은 기보 채권 44억원과 동남은행 채권 84억원 등 128억원으로, 이 중 기보 채권은 원금 9억원에 이자가 35억원이고, 동남은행 채권은 원금 14억원에 이자가 70억원이다. 두 채권을 합하면 원금 23억원에 이자만 105억원인 것이다.

 

▲ 10월 26일 조선일보 온라인판 보도



캠코, 동남은행 채권 1억원에 인수해 21억원 회수

더욱이 이 채무의 원금은 캠코가 모두 인수한 것이 아니라, 동남은행 채권의 경우 캠코가 1999년에 35억원의 채무를 1억 500만원에 인수한 것을 2001년 경매를 통해 21억을 회수한 것이다. 이미 캠코가 매입한 금액의 20배에 가까운 금액을 회수한 것으로, 캠코에서도 “회수를 못한 것으로 볼 수 없으나 가능한 범위 내에서 남은 채권을 회수하도록 관리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성일종 의원은 “‘나랏빚은 못 갚겠으니 세금으로 메우라’는 배짱이나 다름없다”고 했다지만, 최소한 동남은행 채권에 있어서 ‘세금으로 메울 일’은 전혀 없는 것이다.

또한 조선일보는 법원이 결정한 ‘압류추심 명령’과 ‘재산명시 명령’에 대해 “나랏빚을 갚지 않는 ‘악성 채무자’에게 법원이 철퇴를 가하는 절차”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나랏빚이건 개인빚이건 회수되지 않는 모든 채무에 대해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절차다.


빌라 차명소유 근거없이 무한 반복

조선일보의 보도가 특히 악의적인 것은 부산 해운대 빌라에 대한 조 전 장관의 모친인 박 이사장의 차명 소유 의혹을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경심 교수가 조 전 장관 부친의 작고로 박 이사장을 위해 마련하려고 했으나, 박 이사장의 뜻에 따라 조 전 장관의 전 제수씨에게 구입해준 것으로, 명백히 제수씨의 소유 주택이다.

이에 대해서는 캠코도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차명 보유가 확인되면 압류하겠다”고 밝혔으나 소유권 관계가 확실해 압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 사실을 뒤집거나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그 어떤 근거도 없으면서 박 이사장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차명소유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사주의 장자연 씨 사건 관련설에 대해서는 입만 열면 법적 조치를 한다고 난리를 편다. 조선일보가 해운대빌라에 대한 차명소유 의혹을 이처럼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식으로 한다면, 누군가가 조선일보 사주의 장자연 씨 사건 관련설을 끊임없이 주장해도 전혀 할 말이 없는 것이다.

 

 

후임 이사장 나서지 않아 이사장직 유지 중


조선일보는 이 건을 보도할 때마다 박 이사장이 현재도 웅동학원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빠짐없이 언급한다. 오늘 기사에서도 지난 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가족 모두가 웅동학원과 관련된 일체의 직함과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웅동학원 이사장은 조 전 장관 모친인 박씨가 맡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후임 이사장을 맡겠다고 나서는 인사가 없어 사퇴하지 못하고 이사장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 뿐이다. 이는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고, 아마도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직도 모르고 있다면 기자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또한 캠코가 보유하고 있는 전체 채권에 대해 웅동학원 자산이 담보로 설정돼있어 학교 자산을 처분하면 채권을 모두 회수할 수 있지만, 교육청이 승인하지 않아 매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사실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취재한 기자라면 이미 골백 번은 더 들어 알고 있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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