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저항 촛불집회’의 혹세무민급 거짓말 퍼레이드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7 07: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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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소급적용 남발하는 부동산 규제 정책 반대, 전국민 조세 저항운동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7.25/연합뉴스
25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소급적용 남발하는 부동산 규제 정책 반대, 전국민 조세 저항운동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7.25/연합뉴스

지난 25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부동산규제정책반대·조세저항 촛불집회’라는 긴 이름의 집회가 열렸다. 여기에서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대한 각종 불만들이 터져나왔다. 혹시 새겨들을 게 있을까 기사들을 살펴봤지만 그닥 눈에 띄는 게 없었다. 대신 혹세무민급 거짓말이거나, 혹은 아직 세부 대책이 나오지 않은 부분을 마음대로 판단만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이들의 거짓말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 재산세·종부세


특히 이들은 최근 1주택 소유자들도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오른 재산세가 부과되면서 조세 저항 운동에 동조하는 국민들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이와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 20만명 도달을 독려하기도 했다. (매일경제)

재산세가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오른 1주택 소유자는 대부분 최근 집값이 급등한 지역의 고가주택의 경우다. 대부분의 1주택자들은 재산세 상승이 크지 않다.


“7·10 대책 전까지만 종부세와 재산세가 200만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이번 정책으로 지금 내야 할 세금이 5000만원”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재산세가 200만원 정도인데 종부세가 부과되는 경우는 없다. 종부세와 재산세가 5000만원이라면 공시가격 45억원, 시가로는 약 60억원에 해당한다. 그런데 종부세와 재산세를 200만원 정도로 예상했다면 그건 아마 농담으로 하는 얘기로 보인다.


또 다른 참석자는 "서민들이 집을 사는 자금은 불로소득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일군 것"이라며 "1시간 일한 사람과 10시간 일한 사람을 똑같이 취급하려는 사고방식이 지금과 같은 부동산 시장을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경제)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집을 샀더라도, 집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소득은 일하지 않고 나오는 소득, 즉 불로소득이다.


경남에서 올라온 '6·17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대표는 "문재인 정권 경제정책 실패로 지방 부동산 가격은 추락하고, 거래 매매가 실종돼 처분하려 해도 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지방에 안 팔리는 집을 가진 사람들을 적폐 투기꾼으로 몰고 세금을 강탈하는 정부 속임수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지방 부동산 매각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집값이 오르지 않았을 것이므로 세금 강탈당할 일은 없다. 내던 만큼 내면 된다.



■ 양도소득세


한 집회 참석자 역시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집을 샀는데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 세금이 아니라 벌금 수준"이라며 "팔고 싶어도 양도세 중과 때문에 팔 수 없는데 퇴로라도 열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노했다. (파이낸셜뉴스)

양도세가 중과되는 것은 내년 6월 1일부터다. 지금부터 부지런히 내놓으면 현재 양도세율로 매각할 수 있다. 그리고 1주택자라면 2년 미만 보유일 경우만 20% 세율이 인상되고 2년 이상 보유자라면 거주기간과 보유기간에 따라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2년 이상 거주했다면 양도소득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 임대사업자


김모 씨(55)는 “최근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억울함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실거주하는 집 한 채 말고 정부가 권유한 임대사업을 하려고 한 채 더 샀다가 세금 폭탄을 맞았다. 열심히 살며 정부 시책을 따랐는데 왜 이게 죄가 되나”라고 반문했다. (동아일보)

임대사업은 약정 기간까지 재산세·종부세 등 지금까지의 세금 혜택이 그대로 유지된다. 양도세 부분은 아직 미정이지만 이것도 한시적으로 기존의 혜택이 주어질 가능성도 있다. 무슨 세금 폭탄인가.


김씨는 “대지 50평짜리 작은 다세대 주택을 몇 채 지어 임대업을 하고 있다. 노후 대책으로 마련한 건데, 너무 갑작스러운 정책에 황당하다”고 했다. (조선일보)

임대주택사업자가 폐지되는 대상은 4년 단기임대나 아파트 매입임대다. 다세대주택은 제도가 계속 유지된다. 노후 대책으로 마련했다면 단기임대는 아닐 테고 다세대 장기임대일 테니 걱정하지 말고 계속 임대하면 된다.



■ 일시적 2주택자 대출


30대 참가자 B 씨는 “낡은 주택 하나 갖고 살다가 주택청약에 당첨돼 기존 집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6·17대책으로 조정지역에 묶이며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며 “집이 안 팔리는 것도 억울한데 1주택을 처분하지 않으면 대출도 못 받는다고 겁박에 가까운 규제를 내놓으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동아일보)

여기서 7.10 대책에도 불구하고 조정지역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거짓이라는 게 드러난다. 기존 주택을 팔려고 내놨는데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는 이 참가자의 말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오른 집값을 다 받으려고 하니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닐까? 호가를 낮춰서 ‘급매’라는 표시를 붙여 부동산에 내걸면 집을 보겠다는 사람이 나설지도 모른다.


1주택을 처분하지 않으면 대출도 못 받는다는 ‘겁박에 가까운 규제’는 집을 팔려고 내놓은 이 참가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1주택 세대의 경우 기존 주택을 2년 내에 처분하겠다는 약정을 하면 6.17대책 이전의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네이버 카페 대표는 "지방 다세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몸이 아픈 아이 치료를 위해 이사가려고 대학병원 근처 아파트 분양권을 샀다"며 "6·17대책으로 분양권을 산 지역이 갑자기 규제지역이 되면서 기존 주택을 6개월 안에 판다는 서약서를 써야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울먹였다. (파이낸셜 뉴스)

기존 주택 처분 약정 기간은 6개월이 아니라 2년이다. 이러한 약정을 위반할 경우에는 해당대출을 즉각 회수하고, 해당차주의 주택관련 대출을 향후 3년간 제한한다.



■ 임대차보호법


결혼한 지 3년차인 30대 동갑내기 부부는 “지금 나오는 정책들이 재산권이라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권리마저 무시하는 것 같아 나왔다. 전세 끼고 주택을 마련했는데 그 집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고 했다.

실거주를 위한 목적이면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부할 수 있다. 전세 끼고 주택을 마련한 뒤 계약 기간 끝나고 입주할 계획이었다면 그 계획 그대로 실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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