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 후 해임’으로 가닥 잡히는 윤석열 처리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11-16 1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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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과 보수 언론 등은 ‘검찰총장 2년 임기제’를 들어 윤 총장을 엄호하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2년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처분 취소 소송의 판결을 통해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해임권한도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 진천캠퍼스에서 신임 차장검사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0.11.9/뉴스1



윤석열 해임 기류 강해지고 있는 청와대와 여당


윤석열 총장이 측근이 연루된 사건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10월 국정감사 이후 노골적인 정치 행보를 보임에 따라 윤 총장의 거취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던 청와대와 여당은 이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두관·설훈 의원 등 몇몇 의원의 강력한 해임 촉구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의 윤 총장의 태도와 발언을 계기로 강공 모드로 돌아선 뒤 ‘탈원전 수사’에 이르러서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에너지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이자 중요 추진 정책이다. 이에 대한 사법적 수사는 검찰이 정부 정책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정치수사이자 검찰권 남용이다”라고 비판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는 “검찰의 국정개입 수사 행태에 매우 유감을 표한다”며 “검찰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수사한다면 민주당은 묵과하지 않음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역시 윤석열 총장이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이 ‘지난 총선 이후 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도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고 했다”고 한 발언에 대해 확인을 거부하는 것으로 올해 초 검찰총장에 대한 대통령의 재신임 입장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

추미애 장관이 연속적으로 총장이 관련된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거나 감찰을 지시하고 윤 총장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추 장관의 독자적인 판단이 아닌 청와대를 포함한 여권 전체의 기류에 따른 것이다.


대법 “임명권자에게 해임 권한도 있다”

추미애 장관의 연속적인 강력 조치와 여권의 강경 분위기에 대해 야당과 보수 언론 등은 ‘검찰총장 2년 임기제’를 들어 윤 총장을 엄호하고 있다. 언론들은 ‘임기제’를 거론하는 익명의 검찰관계자들을 인용하며 ‘임기 보장’을 강조하고 있고, 검찰총장의 임기제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위해 1988년 평화민주당과 통일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2012년 2월 대법원은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도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해임권한도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임기가 정해진 고위공직자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에 해임권한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KBS 이사회의 제청을 받아 정연주 사상을 해임하자, 정 사장은 해임처분 무효 청구 소송을 내면서 청구 사유 중 하나로 “방송법상 대통령에게 KBS 사장 임명권은 있으나 면직권까지 함께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대법원은 “방송법 제정으로 대통령의 해임권을 제한하기 위해 ‘임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면 해임 제한에 관한 규정을 따로 두어 이를 명확히 할 수 있었을 텐데 방송법에 한국방송공사 사장의 해임 제한 등 신분보장에 관한 규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방송법에서 ‘임면’ 대신 ‘임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입법 취지가 대통령의 해임권을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대통령의 해임권한을 인정했다.

KBS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있는 KBS 사장과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있는 검찰총장은 임명 구조가 동일하다. 임기가 정해져 있고 해임에 대해 별다른 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 것 역시 동일하다.

따라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검찰총장을 해임할 수 있다.


‘감찰 후 해임’으로 가닥 잡히는 윤석열 처리

검찰청법은 37조에 “검사는 (중략) 징계처분이나 적격심사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해임ㆍ면직ㆍ정직ㆍ감봉ㆍ견책 또는 퇴직의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검사로서 검찰총장은 징계처분에 의하여 해임될 수 있다.

추미애 장관이 감찰을 지시한 사항 중 윤석열 총장과 직접 관련되는 것은 ▲라임 수사 지연·무마 ▲옵티머스 무혐의 처분 ▲특활비 처리 등 세 가지다. 이 외에 유력 언론사를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 수준의 감찰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채널A 사건 관련 감찰 지시와 ▲한동훈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의 충돌로 인한 정진웅 부장검사 기소에 대한 적절성 검토 지시 역시 윤석열 총장과 관련돼있다.

여기에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15일 SNS에 윤석열 총장의 정진웅 검사 직무배제 지시에 대해 이의제기서를 제출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채널A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일련의 행위를 소개하고 이를 “사건의 진상 규명에 어떻게든 지장을 주거나 주려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한 부장은 이 글에서 “지난 4월 채널A 사건에 대하여 검찰총장에 감찰개시보고를 하였는데 그 다음 날 새벽 누군가의 유출 내지 탐지에 따라 조선일보에 개시 사실이 처음 보도되고, 총장의 인권부 배당, 감찰중단 지시에 따라 더 이상 감찰 진행을 하지 못하였던 것”과 “채널 A사건의 초창기 물증인 휴대폰과 노트북이 수차례 초기화되는 동안 대검에서 겪었던 검찰총장의 사건 지휘 과정” 등을 언급했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현재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직간접적인 감찰이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이며, 감찰 결과에 따라 징계를 거쳐 대통령에게 해임 제청을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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