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엽, 놀랍게도 유사한 '친동생 성폭행 의사 무죄' 선고와 정경심 교수 중형 선고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12-24 17: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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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죄 판결 그 자체보다도 피해자에게 유리한 증언들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가해자에게 유리한 증언과 정황은 적극적으로 인용한 태도가, 정경심 교수에게 유리한 증언들에 대해서는 무시하다 못해 적대적이기까지 하면서 검찰 측 주장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정 교수 재판에서의 태도와 놀라우리만치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경심 교수에게 징역 4년의 유죄를 선고한 임정엽 판사에 대해 보수언론은 일제히 세월호 선장에게 36년형을 선고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칭송 일색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항소심과 최종심의 결과를 보면 유기치사죄를 적용해 36년형을 언도한 임정엽 판사의 1심은 ‘축소 판결’이었다.

임정엽 판사의 판결 중 세월호 사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2014년의 ‘친동생 성폭행 의사’에 대한 1심 판결이었다. 그는 “피해자 진술만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항소심에서 유죄로 판결되어 징역 5년이 선고됐고, 대법원에 의해 확정됐다. 



‘친동생 성폭행 의사’ 무죄 판결했던 임정엽 판사

이 사건은 피해자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다섯 살 터울인 친오빠가 성폭력을 일삼았다"고 2012년 말 목포경찰서에 고소했지만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기려 하자, 피해자가 인터넷에 사연을 호소해 재수사를 벌인 뒤 2006년~2007년 피해자의 집과 가해자의 병원에서 있었던 성폭행과 성추행을 기소했던 사건이다.

피해자는 한 포털사이트에 ‘친오빠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입니다. 꼭 좀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3남 1녀 중 막내딸인 저는 다섯 살 터울인 친오빠로부터 어릴 때부터 수십 년 간 성폭행을 당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오빠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시작된 성폭행 이후 부부관계보다 더한 횟수로 성폭행이 이어졌다“고 적었다. 피해자는 “대학교 2학년 때 오빠의 아이를 임신하게 됐고 엄마의 뜻에 따라 강제로 임신중절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결혼 뒤에도 계속적인 괴로움을 겪었던 피해자는 결국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고, 의사였던 남편과 이혼하는 등 아픔을 겪었다. 피해자는 재혼한 남편의 도움을 얻어, 경찰에 이런 사실을 신고했으나 경찰이 불기소의견으로 송치하려고 했던 것이다.


피해자 유리한 증언 철저 무시, 불리한 증언 적극 인용

임정엽 판사의 ‘친오빠 성폭행 사건’ 1심 판결문은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그 이유를 나열한 내용이 전부다. 문제는 무죄 판결 그 자체보다도 피해자에게 유리한 증언들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가해자에게 유리한 증언과 정황은 적극적으로 인용한 태도가, 정경심 교수에게 유리한 증언들에 대해서는 무시하다 못해 적대적이기까지 하면서 검찰 측 주장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정 교수 재판에서의 태도와 놀라우리만치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정엽 판사는 성폭행 사건 판결문에서 “피해자의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과 당시 친구들이 반 학생들에게 고민이 있으면 쪽지에 써서 제출하라고 하자 피해자가 성폭행과 임신에 관한 글을 써서 제출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피해자가 제출했다는 위 쪽지에는 성폭행과 임신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으나 친오빠 혹은 친척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는 내용은 기재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고민 쪽지에 성폭행 관련 내용을 쓰면서도 친오빠에 의한 강간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지 않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성폭행”이라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는 조민 씨가 2012년에 동양대 어학교육원의 프로그램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을 봤다는 원어민 교수의 증언과 그 당시 학교에 있는 조 씨를 본 적이 있다는 여러 증인들의 증언들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조민 씨는 봉사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판단한 맥락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고민 쪽지에 친오빠의 강간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것과, 표창장에 기재된 “튜터로 참여하여 자료준비 및 첨삭지도 등 학생지도에 성실히 임하였다”는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이 없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구체적 내용 없으면 사실 전체가 없는 것”

또한 피해자에 대한 친오빠에 대한 가혹행위에 대해 모친과 둘째 오빠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증언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은, 최성해 총장의 “표창장 내준 적 없다”는 증언과 학교 관계자들의 “내가 본 적 없다”는 증언을 의심이나 입증 없이 그대로 수용한 것과 같다.

임정엽 판사는 “피해자의 전 남편이 결혼 상태였던 2006년과 2007년 당시 피해자의 감정 상태에 특별한 변화가 있었다거나 심리상태가 불안정했다는 등 피해자가 성범죄로 인한 피해를 당했음을 추단할 수 있는 사정에 관해서는 진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된 혐의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역시 정경심 교수의 동료 교수들이 사후에 “표창을 줘야한다”는 논의를 하기는 했으나, 봉사활동 당시에는 조민 씨의 활동에 대해 알지 못했거나, 표창장 발급 및 수여 사실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는 이유로 “2012년에 표창장을 발급했다”는 정경심 교수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피해자에게 유리한 진술, 판결문에 기재조차 않아

성폭행 사건의 항소심은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어 신뢰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피해자 전 남편의 “16년간 같이 살았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피해자가 저에게 없는 말을 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는 증언과, 범행 당시 피해자가 고등학교 친구에게 전화하여 “애들이 자고 있는데 오빠가 나를 성폭행했어”라는 증언, 그리고 다른 친구의 “학창시절 당시 피해자는 큰오빠를 무서워했다. 피해자가 집에 들어가기를 싫어했다”는 증언 등을 간접 증거로 하여 유죄로 판결했다.

그러나 임정엽 판사는 이런 내용을 1심 판결문에 기재조차 하지 않았다. 피해자에게 유리한 증언들은 따로 다투고 논할 필요도 없다는 식으로 노골적으로 배제한 것이다. 임정엽 판사가 배척하고 배제한 증언들을 바탕으로 항소심은 유죄 판결을 내렸다. 

임 판사는 정경심 교수의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는 증인들에 대해 시종 고압적인 자세로 위증죄를 경고하거나, “증인이 변호인이냐”고 호통을 치거나, 증언 중에 노골적으로 듣는 둥 마는 둥 외면하는 등 피고인 측 증인의 증언을 의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거나 무시하고 배제했다.

임정엽 판사는 정경심 교수 재판의 판결에 있어서 피고인 측 증인들의 증언은 조금의 허점이 있어도 증언 일체를 부정하고 인용하지 않았다. 길게는 11년, 짧아도 7년 전의 일에 대해 기억이 일부 불분명할 수 있다는 점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검사 측 주장은 허점이 있더라도 유죄 입증을 위해 유리하다면 판사 스스로 논거를 찾고 논리를 창조하여 인용하고 있다. 판사가 검사의 조력자로 나서거나, 스스로 검사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러한 임정엽 판사의 편향적이고 일방적이며 선택적인 경향은 2014년 ‘친동생 성폭행 의사 성폭행 사건’의 판결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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