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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 '유골 40여구 발견'…5·18 암매장 증언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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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 '유골 40여구 발견'…5·18 암매장 증언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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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2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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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견된 시신 40여구 중 일부. 이날 옛 광주교도서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이 다수 발견돼 법무부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제공)2019.12.20/뉴스1
20일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견된 시신 40여구 중 일부. 이날 옛 광주교도서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이 다수 발견돼 법무부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제공)2019.12.20/뉴스1

(광주=뉴스1)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40여구의 유골이 발견돼 법무부 등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옛 광주교도소에서 암매장이 있었다는 증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옛 광주교도소 부지 내에 있는 무연분묘 개장작업을 벌였다. 무연분묘는 교도소 내에서 사망하였으나 연고가 없는 사람의 분묘다.

법무부는 이곳에 테마공원을 조성하기로 하고 무연분묘에 대한 이장 작업을 하던 중, 지난 19일 신원 미상의 유골 40여 구를 발견했다.

관심은 40여구의 유골이 5·18민주화운동과 연관이 있는지 여부다. 5·18 관련 행방불명자는 아직 76명으로 기록돼 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교도소에는 5·18 당시 3공수여단과 20사단 병력이 주둔했다. 군 발표를 보면 1980년 5월31일 이른바 '교도소 습격 사건'으로 민간인 28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수습된 시신은 11구에 불과해 17구의 시신이 암매장 됐을 것이란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앞서 2017년 말쯤 5·18민주화운동 당시 제3공수여단 본부장인 소령이 작성한 기록과 메모, 11대대와 15대대 부대원의 증언에 이어 사병으로 광주에 투입돼 옛 광주교도소에서 시신 5구를 매장했다는 증언이 발견됐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이사는 당시 "80년 5월 제3공수여단 11대대에 사병으로 복무하면서 광주에 투입됐다는 이 모 병장이 시신 5구를 본인이 묻었다는 증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989년 1월 이 병장은 5·18당시 사병으로 광주에 투입됐었고, 자신이 직접 옛 광주교도소 내에 시위대 사망 시신 5구를 매장했다고 당시 평화민주당 중앙당에 신고했다.

같은해 1월12일 평민당 광주특위 실무요원들과 신고자가 광주교도소에서 현장확인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16일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서 내에서 '광주솔로몬로파크' 조성사업을 위해 무연고자 유골 분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은 유골을 분류한 관 모습. 20일 오후 옛 광주교도서 부지에서 이장작업을 벌이는 111구 유골 외 40여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법무부가 사실확인에 나섰다.(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제공)2019.12.20/뉴스1
지난 16일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서 내에서 '광주솔로몬로파크' 조성사업을 위해 무연고자 유골 분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은 유골을 분류한 관 모습. 20일 오후 옛 광주교도서 부지에서 이장작업을 벌이는 111구 유골 외 40여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법무부가 사실확인에 나섰다.(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제공)2019.12.20/뉴스1

제3공수여단 본부대장인 김모 소령은 1995년 5월29일 서울지검에서 작성한 기록과 메모 등에 옛 광주교도소의 암매장 사실을 밝혔다.

김 소령은 "5월23일 오후 6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전남대학교에서 광주교도소로 호송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3명을 포함해 12구의 시신을 매장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었다.

또 "관이 없어서 2구씩 가마니를 덮어서 묻었다"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소령이 검찰에 제출한 약도를 통해 해당 지역이 특정됐다.

이와 함께 3공수여단 15대대와 11대대 등 당시 주둔했던 부대원들이 80년 당시 옛 광주교도소에서 암매장 사실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여기에 1980년 당시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던 재소자가 "교도소 담장 밖에서 중장비로 땅을 파는 모습을 보았다"는 제보도 나왔다.

5·18 직후 교도소 관사 뒤에서 8구, 교도소 앞 야산에서 시신 3구 등 11구의 시신이 암매장 형태로 발견됐다.

 

20일 오후 '광주솔로몬로파크' 공사 현장인 옛 광주교도서 부지에서 신원미상의 시신이 수십구 발견됐다. 사진은 공사 중인 부지 모습.(조선일보 제공)2019.12.20/뉴스1
20일 오후 '광주솔로몬로파크' 공사 현장인 옛 광주교도서 부지에서 신원미상의 시신이 수십구 발견됐다. 사진은 공사 중인 부지 모습.(조선일보 제공)2019.12.20/뉴스1

반면, 허장환 전 505보안부대 수사관은 지난 5월14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5·18증언회'에서 "5·18 당시 시신은 전부 가매장했다"고 밝혔다.

허 전 수사관은 "암매장과 가매장이라는 용어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암매장은 없었고 전부 가매장했다"고 말했다.

암매장은 남몰래 시신을 파묻는 것이고 가매장은 통상 전투지역에서 실시하는 매장 방법으로 시체 후송이 허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시로 매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허 전 수사관은 "보안사령부에서 간첩이 침투했는지를 엄중히 가려내라고 지시해 전남도경의 지문채취 전문 경찰과 함께 가매장된 시신을 전부 발굴했다"며 "당시 장갑 끼고 해도 냄새 나 죽겠다고 푸념했다. 100% 지문을 채취했고 발굴한 시신을 다시 매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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