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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포인트] 신종 코로나 컨트롤타워는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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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포인트] 신종 코로나 컨트롤타워는 어디인가요?
  • 고일석
  • 승인 2020.02.07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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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포인트]는 정치, 경제, 정책, 시사 등에 대한 짧고 간단하면서, 때로는 재미있는 내용을 간추려서 해설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2.6/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2.6/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초기에 언론이 정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던 것이 “컨트롤타워는 어디인가?”였습니다.

진짜로 궁금해서 물어보는 기자들도 없지 않겠지만, 국가 재난에서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조했던 참여정부와 비교해 세월호 사고 때 “청와대는 컨트롤타워 아니다”라고 용감하게 얘기하기도 하고 메르스 사태 때 소위 컨트롤타워를 날 바뀔 때마다 새로 만들어서 욕을 먹었던 박근혜 정부의 앙갚음을 하려는 것이지요.

왜 박근혜 정부가 먹었던 욕의 앙갚음을 언론들이 나서서 하려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감염병 발생 시의 컨트롤타워는 이미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마련된 「감염병위기시대응체계」에 따라 운용되고 사태 초기에 정부가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습니다.

사태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상황을 통제하는 컨트롤타워는 위기경보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감염병의 위기 경보는 관심(Blue)·주의(Yellow)·경계(Orange)·심각(Red)의 4단계로 나뉘어지는데 지금은 ‘경계(Orange)’ 단계입니다.

단계별 대응체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관심(Blue)

○ 위기유형

- 해외에서의 신종감염병의 발생 및 유행

- 국내 원인불명・재출현 감염병의 발생

○ 주요 대응 활동

- 감염병별 대책반 운영(질병관리본부)

- 위기징후 모니터링 및 감시 대응 역량 정비

- 필요 시 현장 방역 조치 및 방역 인프라 가동

 

주의(Yellow)

○ 위기유형

- 해외에서의 신종감염병의 국내 유입

- 국내 원인불명・재출현 감염병의 제한적 전파

○ 주요 대응 활동

-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 설치・운영

- 유관기관 협조체계 가동

- 현장 방역 조치 및 방역 인프라 가동

- 모니터링 및 감시 강화

 

경계(Orange)

○ 위기유형

-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감염병의 제한적 전파

- 국내 원인불명・재출현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

○ 주요 대응 활동

-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 운영 지속

- 중앙사고수습본부(복지부) 설치・운영

- 필요 시 총리주재 범정부 회의 개최

- (행안부) 범정부 지원본부 운영 검토

- 유관기관 협조체계 강화

- 방역 및 감시 강화 등

 

심각(Red)

○ 위기유형

-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 또는 전국적 확산

- 국내 원인불명・재출현 감염병의 전국적 확산

○ 주요 대응 활동

- 범정부적 총력 대응

- 필요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

 

여기서 언론들이 궁금해하는 컨트롤타워는 ‘주의’ 단계부터 구성됩니다. ‘주의’ 단계에서는 질병관리본부에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합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평소의 질병관리본부와는 다르게 역학 조사와 방역 업무를 위해 지자체 관련 기관 등의 협조를 받아 방역의 전체 과정을 통제합니다.  

‘경계’ 단계에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본부장이 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합니다. 지금이 '경계' 단계입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가 원래의 기능과 역할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그 이상의 대응과 조정 역할을 담당합니다. 우한에 전세기를 보낸다거나, 임시생활시설을 지정한다거나, 후베이성 거주·경유·여행자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 마스크 수급 대책 등은 방역대책본부 차원에서 할 수 없는 일이죠. 이런 일들을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담당합니다.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뉴스1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뉴스1

그렇게 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 단계로 넘어가면 행정부 자체가 컨트롤타워가 됩니다. 이때는 명실상부하게 청와대나 총리실이 컨트롤타워가 됩니다.

만약 감염원을 파악할 수 없는 확진자가 마구 늘어나는 지역사회 전파와 전국적 확산 양상이 벌어지면 국민들의 지역간 이동을 통제할 필요가 생길 수도 있고, 방역 작업에 군부대가 동원될 필요도 생길 수 있으며, 중국 우한의 경우처럼 대규모 임시진료소를 긴급하게 세울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그야말로 정부와 민간의 모든 역량과 자원이 총체적으로 투입되어야 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재산권까지 일부 제한해야 될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통치권 차원의 결정이 필요하고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되어야 합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뉴스1
중앙사고수습본부/뉴스1

지금은 ‘경계’ 단계로서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각각의 역할을 잘 하고 있어서 가장 우려되는 '지역사회 확산'과 '전국적인 확산'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 차원에서 방역 통제가 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중앙사고수습본부 차원에서는 방역 인력 확충과 입국 관리 등의 더 큰 문제에 전념하고 있지만, 우한 국민 입국과 후베이성 여행객 입국 제한 조치 이후로는 중앙사고수습본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상황이 크게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차원의 방역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역량과 현장 방역 인력의 헌신적인 수고 덕이지만, 상위 기구인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관련 조치들을 신속하고 적절하게 잘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세부적으로는 혼선이 있기도 했고, 즉각적인 대응이 미흡한 부분도 없지는 않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우왕좌왕, 오락가락, 갈팡질팡하는 거 전혀 없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습니다. 컨트롤타워 체계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훈련도 하면서 대비해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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