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입에 밴 전공의들... 이들을 어떡하면 좋을까?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08-31 19: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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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은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의료정책에 발언할 수 있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정책 입안과 실행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사태 과정에서 여러 건설적인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거짓말을 이렇게 밥 먹듯이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의대에 들어가기 한참 전, 이미 유치원 나이 때 가정에서 다 배우는 것이다.

 

▲ 전공의 무기한 집단 휴진을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한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자가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 피켓에는 "졸업 후엔 서울대병원 국립대교수 우선 채용?"이라는 거짓말이 버젓이 적혀 있다. 2020.8.30/연합뉴스

전면적인 거짓말로 채워진 전공의 전단지 

어떡하다 이렇게 됐을까? 지금까지 크고 작은 의료 분규가 있었고 그때마다 의료계는 나름대로의 선전전을 펼쳐왔지만, 좀 과하게 나간다고 해봐야 관련 통계를 조금 과장하거나, 유리한 대목만 빼서 강조하는 정도였다.

지금 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전공의들처럼 전면적인 거짓말로 선전물을 채우는 경우는 없었다. 도대체 이런 버릇을 누가 들여놨을까?

오늘 더브리핑 독자가 삼성창원병원에서 받았다는 전단지의 이미지를 보내왔다. 작성자가 누군지는 명기되어 있지 않으나 ‘삼성창원병원 정보자산’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병원의 허락을 얻어 배포한 것으로, 그동안 공공의사 증원과 관련해 전공의들이 주장하던 내용들을 그대로 담고 있다. 

 


 

맨 위에는 의사 선발과 아무 관계없는 ‘김복동장학금 장학생’ 선발 내용을 담겨 있다. 이는 공공의대의 시민추천 혹은 시도지사 추천 방안과 관련된 것으로, 보건복지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긴 했지만 애초에 보건복지부 입에서 나온 말이므로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지금 전공의들이 하고 있는 행동들은 시험 성적만 가지고 의사를 뽑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로지 시험 잘 보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자들이 가지는 한계와 문제를 현재의 전공의들은 있는 그대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차라리 보건복지부가 실수로 얘기했다는 시민추천이나 시도지사 추천이 제대로 된 의료인을 뽑는 데는 더 좋은 방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최초에 이 내용이 보도된 연합뉴스에도 “시·도지사가 2~3배 정도 인원을 추천하면 대학원의 선발위원회가 심층 면접과 자기소개서 등을 평가해 공공보건의료에 기여하고자 하는 동기가 확고한 학생을 가려낼 예정”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시험 점수와 학점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공공보건의료에 기여하고자 하는 동기”는 공공의대 입학의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일 수 있다. 



“서울대학교 병원 우선 채용”?... 새빨간 거짓말

두 번째 단에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이하 ‘국립공공의대법안’ 혹은 ‘법안’) 내용 중에서 ‘공공보건의료기관 및 보건복지부 우선 채용’이라는 내용을 뽑아놓은 뒤, 여기에서 ‘공공보건의료기관’이란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시행령’) 제2조의 서울대학교 병원과 국립대학교병원을 얘기하는 것처럼 표시해놓았다. 그리고 위에 “서울대학교병원 우선 채용 ⇒ 지방의사 육성하겠다는 정책 아니었나요”라고 적어놨다.

‘시행령’에 예시되어 있는 ‘공공보건의료기관’은 서울대병원과 국립대학교 병원만 있는 게 아니다. 그 외에도 ▲국립중앙의료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적십자사 ▲한국원자력의학원 ▲근로복지공단 ▲지방의료원 ▲국립암센터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이 있다.

이 전단지는 마치 이 많은 공공의료기관 중 서울대병원과 국립대병원만을 뽑아 마치 공공의대를 졸업하면 이곳에 취업하는 것처럼 왜곡을 한 것이다.

‘국립공공의대법안’이 실제로 제시하고 있는 의무복무 기관은 ▲공공보건의료기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시·도 ▲의료취약지에 소재한 의료기관 또는 보건의료관련 국제기구 등 보건복지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보건의료기관 등이다.

또한 의대정원 확대 방안에서 제시된 의무복무 기관은 ▲공공보건의료기관 ▲복지부 ▲시·도로 되어 있다. 공공의료기관 중 서울대병원과 국립대병원이 포함된다고 해서 국립공공의대를 졸업하거나 의대 지역의사과정을 졸업하고 서울대병원과 국립대병원에 ‘우선 채용’한다고 써놓은 것은 망상이 아니면 작정을 하고 내뱉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지역의무복무·기피과 근무, 강제성 없음”?

그 아래를 보면 “▲지역 의무복무 면제 가능 ▲인기과(피부과, 성형외과) 전공 가능 ▲등록금 반환 시 지방근무, 기피과 전공에 대한 강제성 없음”이라고 적혀 있다.

“지역 의무복무 면제 가능”은 ‘국립공공의대법안’과 ‘의대정원 확대 방안’ 어디를 봐도 그런 내용이 없다. 그냥 지어낸 것이다.

“인기과(피부과, 성형외과) 전공 가능”과 관련된 내용에 있어 정원확대방안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필수 전문과목으로 한정”한다고 하고 “내과, 일반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포함”으로 예시하고 있다. 또한 불이행시 조치는 “장학금 환수 및 면허 취소”를 명시하고 있다.

‘법안’에는 특정 진료과목을 특정하지 않고 있으나 입법 목적을 ‘공공보건의료’로 명시하고 있고, 의무복무 불이행시는 “보건복지부장관은 제24조를 위반하여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의무복무의사에 대해서는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처럼 전공의들은 있지도 않은 말을 마음대로 지어내고, 법안과 정원 확대 방안에 명확하게 밝혀놓은 불이행시 조치에 대해서도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정책 논의, 거짓말 입에 밴 전공의들은 빠져주길

맨 아랫 단에는 “정부는 왜 의대 정원 증원 관련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가요?”라고 묻고 “정부가 정책을 철회하는 것은 다른 모든 이해관계 집단과의 논의 결과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보건복지부의 답변을 싣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의료정책 논의에 의사는 쏙 빼고?”라고 적고 있다.

의대 정원 정책 논의에 의사들이 참여했는지 안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병원협 관계자들이 방안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처럼 거짓말이 입에 밴 의사들이라면 아예 빼버리고 논의하는 게 옳다. 뭘 믿고 이런 인간들과 의료정책을 논의하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원 공공의대 건립과 관련 “확정도 되지 않은 공공의대에 이미 토지보상 진행 중 ⇒ 공공의대 게이트?”라고 적고 있다.

거짓말이 입에 밴 전공의들이 몰랐든지, 혹은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서남의대 정원을 활용해 전북 남원에 2022년 또는 2023년 개교를 목표로 공공의료인력 육성을 위한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은 이미 2018년 당정협의를 통해 계획이 확정됐다.

단지 20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뿐이다. 입법을 전제로 계획을 수립하고 입법 이전에 사업을 착수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만약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있어 당정이 2018년에 합의한 남원 국립공공의대법안이 영원무궁 국회를 통과되지 못하는 일이 생겨도, 전라북도 차원에서 도립의대 방식으로 추진할 수도 있는 일이다.

남원 공공의대 계획은 전공의들이 그렇게 목을 매는 ‘의대 정원’과도 관계없다. 남원 공공의대는 서남대 의대가 폐교된 뒤 전북대와 원광대에 임시로 배분하고 있던 정원 49명을 다시 환수해 배정하는 것이다.

전공의들은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의료정책에 발언할 수 있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정책 입안과 실행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사태 과정에서 여러 건설적인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거짓말을 이렇게 밥 먹듯이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의대에 들어가기 한참 전, 이미 유치원 나이 때 가정에서 다 배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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