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은 행정을 알기는 알까?... 어이없이 반복되는 '내곡동' 거짓말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4 10: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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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정부 때 지정"에서 돌고돌아 다시 "盧 정부 때 의결"로
오세훈 "중도위 심의 의결, 그 이상 없는 결정적 자료"
'심의 안건'을 '의결'로... 김은혜 대변인의 어이없는 삽질
심의 안건 요약 '의결 주문'... 심의기관의 행정·법률용어
오세훈의 행정능력과 양식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중도위 '국책사업 의결', 지구 지정의 한 과정일 뿐

"盧 정부 때 지정"에서 돌고돌아 다시 "盧 정부 때 의결"로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는 노무현 정부 때 지정됐다"는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힘 캠프의 주장은 '거짓말'이다. 에둘러 말할 필요도 없이 오인·오해·착오·혼선이 아닌 '거짓말'이다.

오세훈 후보는 그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그들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할 거짓말을 계속 이어오다가, 이제는 그의 행정 능력까지 의심해야 할 상황마저 자초하고 있다.

오 후보의 관련 주장은 "노무현 정부 때 지정됐다"로 시작해 "공문을 보지 못해 혼선이 있었다"로 바뀌었다가 "국장 전결이어서 몰랐다"로 이어지더니 다시 "노무현 정부 때 '의결'됐다"로 회귀했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와의 단일화가 종료된 뒤 jtbc와 인터뷰하고 있다./2021.3.23

 


오세훈 "중도위 심의 의결, 그 이상 없는 결정적 자료"

오세훈 후보는 23일 밤 jt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 때 의결"과 관련해 아래와 같이 말했다.

"아주 어렵게 중앙도시 계획위원회의 국책사업 다시 말해서 보금자리주택 국민 임대주택 예정직으로 심의 의결된 서류가 나왔지 않습니까. 그 서류에 의하면 제가 시장이 되기 전에 노무현 정부 하의 국토부에서 서울시 SH공사와 주고받은 내용들이 심의 의결됐다는 서류가 나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료를 보완하겠지만, 그거 이상 결정적인 자료가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아마 이사안에 대해서는 분명히 사안이 입증이 됐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2021년 3월 22일 한국경제 보도


'심의 안건'을 '의결'로... 김은혜 대변인의 어이없는 삽질

오 후보가 말하는 '결정적인 자료', 즉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이하 중도위) 심의 의결 서류'라는 것은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이 22일 "당시 서울 내곡지구로 요약되는 개발제한 구역을 국민임대주택 단지로 추진코자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심의·의결한 문건이 입수됐다"고 밝히면서 제시한 서류다.

김 대변인은 "당시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건설이라는 노무현 정부 공약을 관철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내곡동·신원동·염곡동·원지동 일원 74만㎢의 개발제한 구역을 택지개발 사업으로 조성하는 '개발제한구역 내 국민임대주택단지 국책사업인정안'을 상정해 국책사업으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이 제시한 문건은 2007년 3월 22일 중도위에 제출된 <개발제한구역내 국민임대주택단지 국책사업인정(안)>이다. 그러나 이 문건은 '의결'을 한 내용이 아니다. 표지에 기재되어 있는 대로 이것은 심의를 위해 중도위에 제출된 '심의 안건'일 뿐이다.

 

 

▲ 2007년 3월 22일 중도위에 제출된 내곡동 지구 국책사업인정 심의안건 <자료 :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실>



심의 안건 요약 '의결 주문'... 심의기관의 행정·법률용어

이 안건의 '의결주문'에 "국책사업으로 심의·의결한다"고 기재되어 있어 정말 "심의하여 의결했다"로 오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심의를 요청하는 측의 요청 사항을 '주문'으로 적어놓은 것 뿐이다.

'의결 주문'은 법제처나 도시계획심의위원회와 같이 뭔가를 심의하고 의결하는 행정기관에서 사용하는 행정 및 법률용어다. 의결된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심의 대상이 되는 안건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는 '개요'에 해당한다.

국토부가 2011년 펴낸 <개발행위허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위한 운영지침>을 보면 상정 안건에 포함시켜야 할 사항의 첫 번째로 의결주문과 제안사유를 기재하게 되어 있다. 또한 국토부의 도시계획위원회 가이드라인 연구에서도 심의안건 작성 내용에서 개요에 '의결주문 및 제안사유'를 기재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 국토부 도시계획위원회 가이드라인

 

 

오세훈의 행정능력과 양식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행정 경험이 없는 김은혜 대변인이 이 부분을 보고 "심의·의결됐다"고 오인하는 것은 그래도 이해할 수 있어도, 서울시장을 5년간 역임했고 또 새로 서울시장으로 일하겠다고 나선 오세훈 후보가 이 부분을 "심의·의결됐다"고 이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장이 이런 심의 안건을 직접 작성하는 실무자가 아니므로 모를 수 있다고는 해도, 표지에 '심의 안건'이라고 기재되어 있다면 최소한 실무를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실제로 '의결'된 것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기본이다.

이런 과정 없이 "심의·의결한다"는 문구만 보고 이것을 "의결이 끝난 결정적인 자료"라며 방송 인터뷰에서 얘기한다는 것은 오세훈 후보의 행정가로서의 기본적인 양식과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

 

 

 

▲ <자료 :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실>

 

 

▲ <자료 :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실>

 

중도위 '국책사업 의결', 지구 지정의 한 과정일 뿐


이 문건에서 제시된 안건이 심의를 거쳐 의결된 내용은 1주일 뒤인 2007년 3월 29일 중도위에 제출됐다. 심의 결과는 '조건부 의결'이었다. '조건부 의결'은 부결이나 반려나 재심의보다는 '의결'에 가깝지만, 그러나 결코 '의결'된 것은 아니다.

또한 이는 지구 지정을 위한 하나의 과정인 '국책사업 인정심의'로서 중도위에서 "의결됐다"고 해도 '지구 지정이 의결되는 것도 아니다.

내곡동 국민임대주택예정지구 지정 계획은 2007년 3월 중도위의 조건부 의결 이후 진행된 환경부 사전환경성 검토에서 2차례에 걸쳐 부동의되고, 2009년 2월 3번째 검토에서 '조건부 동의'를 얻었지만, 중도위 상정이 보류되다가 2009년 7월 철회됐다.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와 SH공사는 한 달 뒤인 2009년 8월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을 신청해 넉 달만인 2009년 12월 지구 지정이 완료됐다. 

 

 

▲ 2009년 7월 서울시가 국토부에 제출한 서울 내곡지구 지정 제안 철회 사유서 <자료 :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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