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또 하나의 공작... "高大 입시 때 제1저자 논문 냈다"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08-15 10: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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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색으로 확보한 것처럼 참고인을 기만한 검찰
반(反) 조국 정서에 기름을 끼얹은 ‘증빙자료 제출 목록’
처음부터 ‘증거’ 없이 ‘공작’으로 일관했던 검찰
공작은 이제 그만, '증거다운 증거’ 내놔야

 

▲ 2019년 9월 18일 중앙일보 보도

 

2019년 9월 17일 중앙일보 이병준 기자는 <“조국 딸 고려대 입시 때 1저자 의학논문 냈다”> 제목의 기사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고려대 관계자가 “검찰이 고려대를 압수수색할 때 가져간 자료 중엔 지원자의 증빙자료 제출 목록이 포함됐고, 조 장관 딸의 자료 목록 아홉 번째에 최근 논란이 된 단국대 의학연구소 논문이 기재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열린 24차 공판에서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 관계자의 발언은 검찰의 일종의 ‘참고인 기만’의 결과였다. 수사보다는 여론전에 올인하고 있었던 검찰의 또 하나의 공작이었던 것이다.

이 날 검찰은 중앙일보에서 ‘고려대 관계자’로 언급된 지 모 교수에 대한 증인 심문에서 조사 당시 제시한 증빙자료 제출 목록이 고려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이 아니라 조 전 장관의 딸의 PC에 있던 것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검찰은 당시 입시에 제출된 서류 양식 등에 대해 질문하면서 “조 씨 PC에 저장되어 있던 것”이라며 ‘고대 제출서류 목록표’를 제시하고, “이 양식이 2010년 고대 수시 전형에 사용된 양식이 맞나”라고 질문했고, 지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지 교수가 2019년 9월 17일 언론 보도를 통해 했던 “검찰이 고려대를 압수수색할 때 가져간 자료 중엔 지원자의 증빙자료 제출 목록이 포함됐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다. 

 

변호인은 이에 대해 보다 더 구체적으로 추궁했다.

변(변호인) : 이 목록표도 검찰 조사 때 제시받았었죠?
지(지 교수) : 네.
변 : 이 목록표나 자소서에 관련해서 증인이 조사받을 때 검사가 이것들이 고려대에 제출된 서류라고 말했나요?
지 : “우리가 확보한 자료”라고 했습니다.
변 : 이 자소서와 목록표가 검사가 “우리가 확보한 자료”라고 했을 때 “아, 이게 고려대에 제출됐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답변했나요?
지 : 네.
변 : 고려대가 압수수색 받은 것 알고 있나요?
지 : 네.
변 : 모두 폐기됐기 때문에 고대에서는 이런 자료 하나도 발견 안 된 것을 알고 있나요?
지 : 지금은 알고 있습니다.
변 : 증인은 법정에서 제시받고 조사 때 제시받은 이 자소서와 목록표는 모두 피고인의 워드니 hwp 파일로 저장되어 있던 것을 아시나요?
지 : 모릅니다. 


 



압색으로 확보한 것처럼 참고인을 기만한 검찰

당시 고려대는 “입시 서류는 보관 연한이 5년이어서 조 씨 관련 서류는 모두 폐기되었으며, 검찰의 압수수색 때도 관련 서류는 전혀 없었다”며 “목록표로 보도된 서류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변호인단은 14일 더브리핑에 “조 씨는 검찰 조사에서 검사의 반복적 유도신문에도 단국대 논문을 고려대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진술했다”고 밝혔다.

즉 당시 검찰은 조 씨로부터 “단국대 논문을 고려대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수차례 확인하고도, 지 교수에게 마치 압수수색을 통해 고대에서 확보한 자료인 양 오인하게 만들어 조사 후 언론을 통해 “논문이 제출됐다”고 밝히도록 유도한 것이다.

9월 17일 중앙일보의 보도에서 지 교수는 “당시 서류평가에서 논문은 5개 평가 항목 중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과 ‘세계적 리더로서 소양’ 두 항목에 반영되곤 했다”며 “고등학생이 이런 논문을 내는 게 흔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점수를 많이 받는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논문을 제출한 것뿐만이 아니라 그 논문이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로 얘기를 한 것이다. 중앙일보 보도 직후 매체들은 이 보도를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고, 해당 교수는 적극적으로 언론의 인터뷰에 응해 이후 KBS, SBS, 국민일보, 매일경제, 한국일보 등이 해당 교수와의 직접 인터뷰를 통해 이 사실을 보도했다.

언론은 “고려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 중 ‘제출서류 목록표’가 있었다”는 내용에서 더 나가 “입시 관련 서류는 폐기됐지만 이 목록표는 데이터베이스(DB)에 남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사실이 아니었다.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9.2/연합뉴스

반(反) 조국 정서에 기름을 끼얹은 ‘증빙자료 제출 목록’

조 전 장관의 딸 조 씨의 단국대 제1저자 논문은 2019년 8월 20일 동아일보가 처음 보도한 이후 ‘제1저자 논문’의 자기소개서 기재 여부와 입시 서류로 제출했는지 여부가 곧바로 쟁점이 됐다.

이에 대해 당시 법무부장관 청문회준비단은 “자기소개서에 ‘논문에 이름이 오르게 되었으며’라고 언급했을 뿐 논문의 제1저자라는 내용은 없고 논문 원문도 제출한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9월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전 장관은 “논문을 제출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밝혔다.

그런데 당시 입학사정관으로 참여했던 고려대 교수의 입에서 “제1저자 논문이 제출됐으며, 높은 점수를 얻는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언급이 나오자, 이는 곧바로 ‘거짓말’ 논쟁으로 이어져 조 양의 입학 취소와 조 장관의 조기 사퇴 요구로 이어졌다.

이 보도는 같은 날 나온 조선일보의 <영화 ‘기생충’처럼”… 아들 상장 스캔, 딸 표창장 위조한 정황> 보도와 맞물려 조 전 장관에 대한 반대 여론을 폭발 지경으로 몰고 갔다.

조선일보의 ‘기생충’ 보도에는 “자산관리인을 통해 보관 중이던 컴퓨터에 정씨(정경심 교수) 아들이 실제로 받은 동양대 상장의 스캔 파일과 이를 일부 자른 그림 파일, 딸 표창장 내용이 적힌 한글 파일 등이 저장돼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보도 역시 검찰의 고의적인 피의사실 유포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공작이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증거’ 없이 ‘공작’으로 일관했던 검찰

검찰은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 재판의 전 과정에 걸쳐 증거를 찾고 혐의를 입증하는 것보다는 여론전에 주력했다.

검찰은 작년 9월 6일 정경심 교수를 기소하기 직전인 5일, 아무 증거도 없이 “연구실 PC에서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고 이것으로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말을 정경심 교수에게 흘렸다. 검찰의 수사 과정을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던 정경심 교수 측 인사를 통해서였다.

무슨 영문인지를 알 수 없었던 정 교수는 동양대 인사처장에게 검찰이 말하는 ‘디지털 직인’에 대해 전화해 물어봤다. 이는 “물어볼 것이 있으면 인사처장에게 물어보라”는 최성해 총장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 그리고 검찰은 재판에서 이 녹취를 ‘범행 관련 질문’이라며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이 내용을 SBS에도 흘려 기소 바로 다음 날인 9월 7일 “연구실PC에서 총장 직인 발견”이라는 의도적 오보를 내게 했다. 이 보도는 9월 6일 기소가 “검찰이 피의자에 대한 소환 조사 없이 기소한 것은 증거를 탄탄히 확보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당시의 언론들의 보도를 확정된 사실로 못박고, “무리한 기소”라는 주장을 일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검찰은 “아들 상장의 직인을 떠다가 딸 표창장을 만들었다”는 말을 여러 기자들에게 흘렸다. 김경록PB와 인터뷰하던 KBS 기자들은 김PB에게 “검찰이 아들 상장에서 직인을 떠다가 딸 표창장을 만들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말을 한 날은 검찰이 동양대 강사휴게실PC를 가져간 9월 10일로서 ‘총장님 직인.jpg’라는 괴(怪) 파일이 발견되기 전이었다.

이런 공작으로 인해 언론들은 “검찰이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표창장 위조뿐만이 아니라 검찰이 제기한 각종 혐의가 모두 확정된 사실인 양 맹렬하게 보도했다.


▲ 검찰은 아직 표창장 위조와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공작은 이제 그만, ‘증거다운 증거’ 내놔야

13일 2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려대 지 교수는 지난 해 9월 당시 더브리핑의 “중앙일보가 교수님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전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것은 알 수 없고, 아마도 검찰에서 내가 조사받고 나오는 것을 보고 내 연락처를 찾아 전화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 말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중앙일보 기자가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는 지 교수를 알아보고 연락처를 찾아 따로 전화했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만약 기자가 검찰에서 나오는 지 교수가 누군지를 알아봤다면 바로 붙잡고 물어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지 교수로 하여금 증빙자료 제출목록이 고려대 압수수색은 통해 확보한 것처럼 오인하게 만든 뒤, “당시 입학사정관이었던 지 교수가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중앙일보 기자에게 알려주고, 기자가 지 교수에게 전화해 관련 내용을 전해 들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처럼 검찰은 진실을 밝히는 작업보다는 언론을 부려 여론을 악화시키는 ‘여론전’에만 몰두하고 있다.

수사와 재판의 모든 과정에 걸쳐 검찰은 ‘증거다운 증거’를 제시한 적이 없다. 모두 온갖 증인들을 끌어 모아 “봤다, 안 봤다, 안다, 모른다”는 등의 정황이나 ‘강남 건물주의 꿈’과 같은 카톡 메시지 등을 제시하는 것뿐이다.

단 하나의 물증이라고 할 수 있는 ‘총장님 직인.jpg’ 파일도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위조’를 했는지 정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지금부터라도 ‘증거다운 증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여론전과 공작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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