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를 방문한 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보건당국이 이를 방어하기 위한 새로운 내용을 검역지침에 추가할 지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국가에 대한 오염지역 지정도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이 같은 검역 기준과 조치 등의 내용을 담은 '사례정의'를 오는 7일 개정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5일 브리핑을 통해 "최근 국내에서 일본과 태국, 싱가포르를 방문한 뒤 감염 판정을 받은 사례들이 발생하면서 이들 국가들에서 유입된 사람들에 대해 어느 선까지 검사를 할 것인가를 전문가들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어 "검역이나 건강상태질문서 제출 등을 의무화하기 위해선 해당 국가를 오염지역으로 지정해야 하는데 이를 계속 검토 중"이라며 "아직은 (제3국)에서 유입되는 환자가 1명씩이라 오염지역으로 지정하기엔 근거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현재 감염자가 20여명 전후로 발생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 대해 위험국가로 분류하는 등 중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방역 조치하기엔 우리 역량이 한정돼 있다"면서 "이런 점을 고려해 최대한 사례정의나 조치들을 강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 후베이성에서 입국하는 사람이 14일 이내로 체류했을 경우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후베이성 외 모든 중국발 입국자는 내·외국인 별도의 특별입국절차를 밟는다. 또 중국발 입국자가 14일 이내 발열·기침 증상만 있어도 바이러스 진단검사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기존 폐렴증상이 있을 때 시행했던 검사 대상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다만 중국 외 국가에 대해선 이러한 고강도 통제가 없다 보니, 빈틈을 통해 입국한 국내 제3국가 감염자 사례가 계속 나온 상황이다.
현재까지 '제3국 감염자'로 확정됐거나 추정되는 환자는 12번째 환자(48·중국인 남성)와 16번째 환자(42·여), 17번째 환자(38·남)다. 12번 환자로부터 부인인 14번 환자(40·중국인 여성)가 확진을 받았고, 16번 환자로부터 딸 18번환자(21·여)가 감염됐다.
관광가이드인 12번 환자는 앞서 일본에서 건너와 국내에서 지난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일본내 확진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다. 16번 환자는 태국 여행을 다녀온 뒤 4일 확진됐다. 당국은 태국내 중국 우한시 환자와 접촉했는 지 여부와 공항, 국내 감염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역학조사 중이다.
5일 확진 판정을 받은 17번 환자는 행사 참석 차 1월 18일부터 24일까지 싱가포르를 방문한 후 행사 참석자 중 확진자(말레이시아인)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2월 4일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료 후 검사를 받았다. 그 뒤 경기북부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17번 환자가 말레이시아인과 접촉했다기 보다 다른 동일인으로부터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이 날 17번 환자와 18번 환자가 추가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국내 확진자는 총 1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522명이 격리해제됐고, 174명은 검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