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도 않은 말까지 지어내는 언론의 참담한 '조국 팔이'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2 14:40:26
  • -
  • +
  • 인쇄

조국 전 장관은 2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박원순 시장 사건에 대한 '원론적 견해'를 밝히면서 "'기승전-조국' 장사, 마이 뭇다"라고 제목을 붙였다. 조 전 장관은 "고 박원순 시장 사건의 사실관계를 모르기에 어떠한 평가도 하지 않고, 고통스러운 마음만 안고 있다"며 "그러나 몇몇 사람들이 느닷없이 과거 나의 성범죄 관련 트윗을 거론하면서, 이 사건을 특정 방향으로 몰아가고 또한 나를 비방하고 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아무 관계도 없는 사안에까지 조 전 장관의 사진을 쓰고, 조 전 장관의 과거 발언을 찾아 연결시켜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아전인수하고 견강부회하는 일은 있었어도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보도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이제 조 전 장관이 하지도 않은 말을 마음대로 지어내서 버젓이 보도하는 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7월 21일 뉴스1 보도
7월 21일 뉴스1 보도

 

뉴스1은 21일 <조국 "그래서 아니라고?…한동훈 '한 건 걸리면 되지'라고 했는데">는 기사를 보도했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기자가 일방적으로 만들어낸 말이다.


뉴스1의 평기자도 아니고 선임기자의 타이틀을 붙이고 있는 박태훈 기자는 이 기사의 첫 머리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1일, 이모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사이의 대화내용을 보니 공모한 것 같다는 의심이 더 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로 시작했다. '취지'를 함부로 판단하는 것도 위험한 것이지만, 그것을 인용부호로 처리해 직접 말을 한 것처럼 제목으로 올린 것이다.


또한 "조 전 장관은 이 전 기자의 "이철 아파트 찾아 다니고"라는 말에 한 검사장이 "그건 해 볼만하지", 또 이 전 기자가 "이철(등에) 제가 사실 교도소에 편지도 썼거든요. 당신 어차피 쟤네들이 너 다 버릴 것이고"라고 하자 한 검사장이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라고 답한 부분을 고딕 처리했다"고 썼다.


이 또한 중대한 왜곡이다. 해당 부분의 '고딕 처리'는 녹취록을 공개한 이동재 전 기자의 변호인이 한 것이지 조 전 장관이 한 것이 아니다. 변호인이 공개한 녹취록의 원문도 확인해보지 않고 마음대로 판단한 것이거나, 녹취록 원문을 보고도 조 전 장관이 표시한 것처럼 쓴 것이거나 둘 중의 하나다.


박태훈 기자는 여기에 덧붙여 "조 전 장관은 이러한 발언을 볼 때 별건 수사를 위해 공모한 듯한 느낌이 든다며 관련 발언 부분을 강조했다"고 썼다. 마치 조 전 장관이 어디선가 직접 그런 말을 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그런 비슷한 말조차 한 적이 없다.


박태훈 기자는 변호인단이 특정 부분을 '고딕'으로 처리한 것을 조 전 장관이 한 것이라며, 그것을 근거로 "그래서 아니라고?", "대화내용을 보니 공모한 것 같다", "이러한 발언을 볼 때 수사를 위해 공모한 느낌이 든다"는 말을 조 전 장관이 한 것처럼 마음대로 지어냈다.


조 전 장관이 이에 대해 한 말은 뉴스1 기사가 캡처 이미지로 올린 것과 같이 "이동재 기자의 변호인이 공개한 대화녹취록 일부"라고 코멘트를 붙인 것 밖에 없다.


 


7월 21일 세계일보 보도
7월 21일 세계일보 보도

 

또한 세계일보는 21일 <조국 "대화내용 보니 공모한 것 같다는 의심이 더 든다">라고 보도했다. 내용은 뉴스1의 기사와 동일하다. 뉴스1 기사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그러면서 역시 조 전 장관이 하지도 않은 "대화내용 보니 공모한 것 같다는 의심이 더 든다"로 하지도 않은 말을 한 번 더 지어내 제목으로 붙여놨다.


때로 어떤 인사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보도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보통은 오해나 착각, 혹은 잘못된 전달에 의한 것이거나, A라고 한 말을 B라고 곡해하고 왜곡하는 경우다. 도무지 오해의 여지도, 곡해의 여지도 없이 전혀 하지도 않은 말을 이렇게 지어내서 보도하는 경우는 한국 언론사상 초유의 일이 아닐까 싶다.


오로지 클릭만을 목표로 하는 언론의 '조국 팔이'가 언론의 기본 중의 기본마저 무너뜨리는 참담한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저작권자ⓒ 더브리핑.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