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입' 공소장⑤] 김기현 쪼개기 후원금 의혹

박지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2-11 17: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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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과 함께 1월 30일 오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1.30/뉴스1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과 함께 1월 30일 오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1.30/뉴스1

다음은 김기현의 두번째 비리 의혹, '국회의원 시절 쪼개기 후원' 건이다. 검찰은 이 공소장에서 이 사건이 '2011년에 발생한 것으로 2014년에 경찰이 이미 수사를 하고 청와대 진정도 들어갔음에도 경찰이 스스로 덮은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사실무근인양 주장했지만, 실상은 완전히 다르다.


김기현에게 쪼개기 후원금을 준 측은 이미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인데, 정작 돈을 받은 측인 김기현은 검찰이 기소조차 덮어버린 상태이다. 이에 대해 울산지역 시민단체인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가 지난해 말인 12월 25일에 담당 검사를 직무유기로 고발하기까지 했다. 즉 검찰이 공소장에서 김기현의 '쪼개기 후원금' 문제가 아예 사실무근인 것처럼 서술한 것이 오히려 사실무근인 것이다.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 김 전 시장 및 검찰 고발에 대한 지역언론 보도

이 사건에서 김기현 측에 돈을 준 사람은 건설업체 전 대표 '이종남'씨인데, 돈을 직접 받은 김기현의 전 비서관이 당시 김기현의 회계책임자였음에도 검찰이 해당 공소장에서 '김기현의 회계책임자' 부분을 누락함으로써 의도적으로 김기현 연관성을 숨기고 기소했다.


결국 해당 기소는 일개 공무원을 수천만 원의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거물'로 둔갑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담당 재판부도, 검찰에 해당 공무원을 '김기현의 회계책임자'로 공소장을 변경하라고 요청한 상태이다.


또한 검찰은 공소장에서 황운하 청장 시절 이 사건이 재접수된 것이 황운하 청장의 표적수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공소장에서 거론된 해당 사건 접수자가 정보부서나 수사부서가 아닌 '홍보담당관'인 것을 봤을 때, 황 청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해당 홍보담당관이 단순히 외부에서 들어온 민원을 접수한 것일 가능성이 더 크다.


경찰 홍보담당관이 김기현 관련 사건을 캐고 다녔다는 검찰의 주장은, 일반 회사로 치면 홍보팀장이 담당 업무인 홍보 일은 제쳐놓고 영업부 직원들 대신 영업을 하고 다녔다는 식의 주장 아닌가.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12월 31일 오후 대전 지방경찰청 김용원홀에서 열린 제14대 대전지방경찰청장 이임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19.12.31/뉴스1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12월 31일 오후 대전 지방경찰청 김용원홀에서 열린 제14대 대전지방경찰청장 이임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19.12.31/뉴스1

검찰은 황운하 청장을 부하 경찰관들을 '부당 인사발령' 한 혐의로도 기소했는데, 이 부분은 또다시 '김삼현 30억' 수사 과정에서 담당 간부를 문책하여 인사조치를 했던 건이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는데,


"사실은 고발사실과 무관한 참고자료 중 일부를 기억하지 못한 것에 불과하고"


"형식적으로 ‘용역계약서가 사건기록에 첨부되어 있는데도"


"그런 자료가 없다고 청장에게 허위보고를 하였다’는 사유를 내세워"


여기서 지칭한 이 용역계약서란 김삼현과 맺은 30억짜리 계약서로서, 해당 사건의 가장 핵심 증거였다. 다른 어떤 증거보다도 더 중요하고, 김흥태씨가 스스로 말하기로도 불법계약의 한 당사자로서 '자신까지 처벌받을 것을 각오하고' 경찰에 제출한 것이다.


그런데 사건 담당 간부가 그 핵심 증거가 없다고 허위보고한 것이 사소한 일인가? 검찰에선 사건의 핵심증거가 없다고 허위보고를 해도 징계가 불가한 것인가. (하긴, 공소장 분실후 위조한 검사도 처벌할 수 없다고 버티는 게 지금의 검찰 아니었던가.)



김흥태씨와 김기현 전 시장 동생 김삼현씨 사이에 체결된 30억 용역계약서/뉴스타파
김흥태씨와 김기현 전 시장 동생 김삼현씨 사이에 체결된 30억 용역계약서/뉴스타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김삼현 30억' 건과 '쪼개기 후원'건은 이미 여러해 전에 발생했으되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았던 건들이고, 검찰이 수사를 저지하거나 축소하고, 심지어 피의자 측의 고발을 명분으로 담당 경찰관과 피해자를 거꾸로 구속해버리는 엄청난 일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소장에서 검찰은 황운하 청장이 김기현을 겨냥한 '표적수사'를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미 김흥태씨 지인들의 증언들로 검사 범죄 의혹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번 공소장은 그런 검사 범죄 의혹을 또 한 번 덮은 것은 물론, 수사 주체인 황운하 청장마저 잡아넣겠다는 의도로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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