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에게 김건희는 '금단의 존재'인가?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8 12: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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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사건 vs 추미애 아들 보도량 453건 vs 10,047건 22배
신문·방송·통신 주요 매체는 173건 vs 4,312건으로 25배
보도 내용도 관련사실 부인과 보고서 유출 경찰관 기소 중심

▲ 2월 17일 뉴스타파 보도


김건희 사건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언론

 

뉴스타파가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보도한 것이 올해 2월 17일이다. 4월 7일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이 서울중앙지검에 이 사건을 고발했지만, 오늘 현재까지 고발인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는 동안 이 사건의 추정 공소시효 만료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10억 이상의 주가조작 사건은 공소시효가 10년으로, 김건희씨가 의혹의 대상인 도이치모터스의 주식을 매각하고 차익을 실현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2011년 2월을 기준으로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내년 2월이 된다. 이에 시민 4만910명은 17일 김건희 씨의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을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그러나 뉴스타파의 첫 보도가 있은 2월 17일 이후 공소시효를 5개월 앞둔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언론은 신문 방송 통신 등의 유형과 보수 진보 등의 지향과 무관하게 이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침묵하고 외면하고 있다. 

 

 

▲ 우희종 서울대 교수, 은우근 광주대 교수 등이 시민 40,910명이 참여한 김건희 수사 촉구 서명부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0.9.17/연합뉴스

 

김건희 사건 vs 추미애 아들 보도량 453건 vs 10,047건 22배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휴가 의혹 관련 보도와 비교하면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우리나라 언론의 침묵과 외면은 더욱 두드러진다. 

 

뉴스타파의 첫 보도가 있었던 2월 17일 이후부터 9월 18일 오전 9시 현재까지 네이버 뉴스에서 "윤석열 김건희 주가조작"이라는 키워드와 "추미애 아들 휴가"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김건희 씨 관련 보도는 453건, 추미애 장관 아들 관련 보도는 10,047건이다. 김건희 씨 관련 보도에 비해 추미애 장관 아들 관련 보도가 자그마치 22배에 달한다. 

 

특히 이를 신문 방송 통신의 주요 언론 21개 매체로 국한하면 이 격차는 김건희 173건, 추미애 아들 4,312건으로 무려 25배로 더 커진다. 군소 지방 신생 언론에 비해 주요 매체들이 김건희 씨 주자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더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분석 대상 매체는 세계, 조선, 중앙, 국민, 서울, 한국, 동아, 문화, 경향, 한겨레 등의 신문, 뉴스1, 연합뉴스, 뉴시스 등의 통신, YTN, KBS, MBN, TV조선, SBS, MBC, 채널A, JTBC 등의 방송 등이었다.

 

두 사건 보도량의 차이가 가장 큰 매체는 채널A로 김건희 사건은 0건, 추미애 아들 건은 102건으로 수학적으로 보면 배수가 무한대가 된다. 이를 제외하고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매체는 국민일보가 6건vs247건, 41배로 1위였고, 중앙일보가 9건vs326건으로 36배로 그 뒤를 이었다. 

 

통신에서는 뉴스1이 10건vs349건으로 29배, 연합뉴스가 11건vs25배였고, 방송에서는 TV조선이 2건vs141건으로 70배, YTN이 10건vs283건으로 8배, SBS가 5건vs129건으로 26배 순이었다. 

 

이 매체들은 김건희 보도는 채널A의 0건에서부터 적게는 2건에서 많게는 세계일보의 17건 정도였으나, 추미애 아들 휴가 건은 가장 적게 보도한 한겨레의 55건에서 가장 많이 보도한 뉴스1의 349건에 이르렀다. 

 

 

보도 내용도 관련사실 부인과 보고서 유출 경찰관 기소 중심

 

뉴스타파의 첫 보도 당시 이를 보도한 매체는 세계, 서울, 한국, 경향, YTN, KBS, MBN, MBC, JTBC 등 9개 매체였고, 이 중 뉴스타파를 인용해 김건희 씨 주가조작 의혹을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한 매체는 YTN, KBS, MBN, MBC 등 4개 매체였다. 나머지 6개 대부분 경찰이 내사 사실을 부인하는 뉴스와 한 데 묶어 보도했다. 

 

4월 7일 최강욱 열린우리당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의 고발을 보도한 매체는 조선, 중앙, 한국, 경향, 한겨레, 뉴스1, 뉴시스, KBS, SBS 등 9개 매체였고, 9월 18일 김건희 수사촉구 진정을 보도한 매체는 세계, 중앙, 서울, 경향, 뉴스1, 뉴시스, KBS 등 7개 매체였다.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진지하게 다룬 언론은 <이동형의 뉴스정면승부>, <뉴스가 있는 저녁> 등 시사해설 프로그램을 통해 이 사건을 다룬 YTN이 유일했고, 나머지 언론은 대부분 경찰과 대검의 관련 사실 부인 기사와 내사보고서 유출 경찰관 기소, 그리고 추미애 장관이 국회에서 관련 뉴스를 검색해보는 장면에 대한 보도에만 집중했다. 

 

 

▲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맨 왼쪽)과 황희석 최고위원 등이 김건희 씨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하고 있다. 20204.7/연합뉴스

 

檢 '선택적 정의'와 言 '선택적 보도'의 환상적 조합

 

검찰총장 부인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관련 의혹은 사회적 중요성에 있어서 비교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언론의 보도는 그 사회적 중요성과 정반대로, 그것도 엄청난 격차로 다루어지고 있다. 

 

조국사태와 추미애 장관 아들 건에 대해 언론들은 '공정'을 키워드로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김건희 사건과 추미애 아들 건에 대한 보도 행태로 비추어본다면, 언론이 내세우고 있는 '공정'이란 한낱 사기질에 불과하다. 또한 이러한 보도 태도의 차이는 지금 우리나라 언론이 진보 보수 가릴 것 없이 극악무도한 사회적 흉기(凶器)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검찰의 '선택적 정의'와 언론의 '선택적 보도'의 환상적 조합. 우리의 공동체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와 고통의 실체를 김건희 수사와 보도가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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