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직무배제... 수사권 완전분리 이유 스스로 완성시킨 윤석열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3 08: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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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임 검사에 배당한 적 없어... 의견 취합 지시"
임은정 "배당 이전에 직접 조사해 수사 전환 상신한 사건”
측근 관련 사건 지속적으로 조사 방해·회피했던 윤석열
윤석열, 검찰 수사권 완전 분리 필요성 스스로 입증

▲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을 수사하려는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을 사건 수사에서 배제시킴으로써 윤석열 스스로 수사권을 일부라도 검찰에 남겨놓아서는 안 되는 이유를 스스로 완벽하게 입증하고 있다.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은 3일 오후 SNS에 글을 올려 "수사권을 부여받은 지 7일만에, 시효 각 4일과 20일 남겨두고 윤석열 검찰총과 조남관 차장검사의 지시로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에서 직무 배제됐다"고 밝혔다.

대검은 대변인실을 통해 즉각 "임 연구관이 언급한 사건과 관련하여, 검찰총장이 임 연구관에게 사건을 배당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금일(2일) 처음으로 대검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했다"며 근거로 검찰청법 제12조, 제7조의2,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제9조의4 제4항 등을 들었다. 이어 "검찰총장은 또한 금일 주임검사인 감찰3과장에게 임 연구관을 포함해 현재까지 사건 조사에 참여했던 검사들 전원의 의견을 취합하여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임은정 “배당 이전에 직접 조사해 수사 전환 상신한 사건”

그러자 임은정 연구관은 다시 “대검 대변인실의 해명을 바로잡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SNS에 글을 올려 “배당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지난 금요일 접하고 깜짝 놀랐다”고 말하고 “제가 직접 조사한 사건에서 범죄 혐의를 포착하여 수사 전환하겠다고 보고하자, 이제부터 감찰3과장이 주임검사라는 서면 지휘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임 연구관은 조남관 차장 명의로 내려진 지휘서에 대해 윤석열 총장에게 메일을 보내 “검사는 형사소송법 제196조에 따라 범죄 혐의가 있다고 사료될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해야 한다”며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보고를 거듭 드리며, 제 수사권을 박탈하고자 한다면, 검찰총장님이 역사에 책임지는 자세로 검찰청법 제7조의2에 따라 직무이전권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하여 총장으로부터 서면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검이 “주임검사인 감찰3과장에게 임은정 검사를 포함하여 현재까지 사건 조사에 참여했던 검사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해명한 데 대해 “지난 금요일 조사 결과와 수사 전환하겠다는 제 의견을 검토보고서 등을 통해 법무부, 총장, 차장님께 다 보고했다”며 “조사 결과와 의견을 다 기록에 현출하였고 이미 제시하였으니 제가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임 연구관은 “감찰부장의 지시에 따라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민원 사건을 조사한 지 벌써 여러 달”이라며 “범죄 혐의를 포착하여 이제 수사로 전환하겠다는 보고에 대해 배당 운운하는 대변인실의 해명은 검찰총장님의 서면 지휘권 발동을 매우 궁색하게 변명하는 취지로 보여 보기 민망하다”고 덧붙였다.

 

 

측근 관련 사건 지속적으로 조사 방해·회피했던 윤석열

윤석열 총장은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의 진정이 법무부에 접수되어 대검 감찰부에 배당된 뒤 이 ‘사본 재배당’, ‘검사 직무대리 발령 거부’ 등의 편법을 동원해 사건 조사와 수사를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회피해왔다.

당시 한동수 감찰부장은 진정 사건이 배당된 2020년 4월 17일부터 한달여간 조사한 끝에 진정사건 처리 방향을 검토한 뒤 5월 27일 진정사건 처리 방향을 총장에게 보고하자, 윤 총장은 서울지검 인권감독관실에 재배당하라고 지시했다. 한동수 감찰부장이 이에 대해 “우리가 계속 맡겠다”며 거부하자 바로 다음 날 진정서의 ‘사본’을 만들어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추미애 장관은 6월 18일 “한 전 총리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대검 감찰부가 직접 조사하라”고 수사지휘권을 행사했고, 윤석열 총장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실과 대검찰청 감찰과가 함께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추미애 장관이 2020년 9월 10일 임은정 당시 울산지검 부장검사를 대검 감찰연구관으로 발령하고,한동수 감찰부장이 임 연구관으로 하여금 한 전 총리 진정 사건을 조사하도록 지시했으나, 윤석열 총장은 임 연구관에게 검사 직무대리 발령을 내지 않아 대검 연구관이면 누구나 받는 수사권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조사를 방해했다.

그러다 박범계 장관이 지난달 22일 임 연구관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하여 한 전 총리 진정 사건을 수사로 전환하겠다고 보고하자 몇 달 간 이 사건을 조사해온 임 연구관을 한 전 총리 사건에서 직무 배제한 것이다.

한 전 총리 사건의 수사검사로 모해위증 진정 사건의 조사 대상인 엄희준 현 창원지검 부장검사는 윤석열이 총장에 취임하면서 대검 핵심 요직인 반부패강력부 과장으로 임명했던 윤 총장의 핵심 측근으로, 2020년 1월 추미애 장관의 첫 인사 때 윤석열 총장이 대검에 남겨달라고 별도로 요청했던 인물이다.


윤석열, 검찰 수사권 완전 분리 필요성 스스로 입증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 사건은 그 자체가 검찰의 존립을 흔들 수 있는 중대사건이면서, 검찰총장이 측근이 연루된 사건에 대한 조사와 수사를 회피하기 위해 갖은 편법을 동원한 사건으로, 검찰이 그들에게 주어진 검찰권을 어떻게 남용하고 오용하는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건이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수 개월간 조사를 진행한 뒤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수사 전환의 승인을 요구하는 담당 검사를 직무 배제시키는 비이성적인 조치까지 강행한 것이다. 이는 검찰 수사권 완전 분리 법안 추진에 대해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하고 있는 검찰총장이, 수사권 완전 분리의 이유와 필요불가결성을 스스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와 소위 정권 수사 등의 폭주, 그리고 문민통제에 대한 항명과 감찰 거부 등을 통해 온 국민으로 하여금 검찰개혁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뼈속 깊이 깨닫게 했던 윤석열이, 측근 관련 수사에 대한 임은정 검사의 직무배제로 그들이 ‘검찰청 폐지’라고 부르는 수사권 완전 분리의 이유까지 완벽하게 완성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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