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본부장 "믿고 격려해줘 큰 힘…더 노력하고 분발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오후 필수 인원만 대동한 채 예고 없이 질병관리본부를 깜짝 방문해 "고맙고 고맙습니다"라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긴급상황실을 찾아 "다들 수고하시네요"라고 인사를 건넨 뒤 질본 관계자에게 "24시간 풀가동한 게 얼마나 됐냐"고 물었고 관계자는 "1월 1일부터 준비해 3일부터 대책반을 꾸렸고 단계를 계속 높여왔다"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이 "다들 괜찮습니까?"라고 묻자 직원들이 일제히 "네"라고 대답했고, 문 대통령이 다시 "힘들지요? 솔직히"라고 인사를 건네는 순간 정은경 본부장이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야당 대표로서 질본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대통령 되고 나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질본이 너무 애쓰고 있고 고생이 많고 안쓰러워 진작 감사하고 싶었으나 너무 바쁜 것 같아서, 오면 폐가 될까봐 안 왔다"며 "오늘 브리핑이나 보고는 안 받겠다. 지시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본 관계자들은 웃었다.
문 대통령은 "고맙고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며 "혹시 고충이 있다면 듣겠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하는 물품을 보냈는데 질본은 공항에서 검역하는 분들이 더 고생이라고 그쪽에 전달하겠다는 말씀을 전했다"며 "국민이 칭찬 메시지를 보냈는데도, '다함께 고생하는 데 혼자 칭찬받는 게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하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그래서 국민 신뢰가 더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를 방문해 홍삼 제품을 구매한 뒤 질본에 보냈다.
문 대통령은 "질본은 칭찬받고 격려받을 자격이 있다"며 "질본에 대한 칭찬과 격려는 국민 스스로에 대한 칭찬과 격려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국민은 물론 마음의 상처를 받은 국민도 많다"며 "감염 확산때문에 불안, 공포, 무력감이 커졌다"고 했다.
그러나 "질본이 열심히 해서 세계가 인정하는 좋은 성과를 냈다. 자화자찬하자는 게 아니라 세계가 평가하고 있다"며 "국민에겐 치유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증상자를 찾아내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검사를 해서 적절한 치료로 사망률을 낮춘 것에 국제사회가 평가를 하고 있다"고 추켜올렸다.
또 "빠른 속도를 내는 진단키트와 시약, 자가관리앱을 활용한 특별입국절차는 전면입국금지라는 극단적 선택을 않고도 바이러스를 막아내고 있다"며 "드라이브 스루라는 검사방법까지, 이런 모습들이 든든하게 국민에게 보이고, 이젠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칭찬했다.
문 대통령은 "질본은 좀 더 자신있게, 당당하게 질본이 이룬 성과를 말씀해도 좋다"며 "국제사회에도 제공해도 좋다"고 말했다.
또 "제가 격려하는 마음은 곧바로 국민의 마음이기도 하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19라는) 터널을 벗어나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끝까지 열심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가지만 당부드리면, 사망자가 더 나오지 않게 각별한 노력을 해달라. 사망률은 낮지만 국민에겐 가슴아픈 일"이라고 당부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사스(SARS·중중급성호흡기증후군) 극복 후 노무현 대통령님과 평가대회를 하는 과정에서 질본이 만들어졌다. 더 노력하고 분발하겠다"며 "항상 믿고 격려해주시는 것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국민 피해를 줄이고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 질본 직원은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저희들뿐 아니라 의료계, 학계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그분들도 격려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얼마나 고생인지 말해도 괜찮다"며 고충에 관해 물었고,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다시 웃었다.
또 다른 질본 직원은 "국민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밥도 잘 먹고 있다. 애로 사항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스를 겪으며 질본이 생기고 메르스 사태 이후 위상이 높아져 차관급 기구가 됐다"며 "이번의 아픈 경험이 좋은 자산 되도록, 성공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 앞으로도 질본이 (감염병 대응의) 중심일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질본 직원들에게 밥차를 통해 갈비찜이 포한된 한식을 저녁 특식으로 제공했다. 정 본부장은 특식을 전해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식사 자리에서 "두달 넘게 고생하며 힘들고, 에너지가 고갈되려고 하던 중에 이렇게 직접 오셔서 따뜻하게 격려해주셨다"며 "새 힘을 얻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