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해열제 투약…이번주까지 1000여명 시설 확보
(서울=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무자각) 또는 경증환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1인 또는 2인실 이상 다인실에서 생활하며 치료를 받게 된다. 1인 1실 사용이 원칙이지만, 확진환자들이 모여 있어 교차 감염 우려가 없는 만큼 다인실 사용 등을 유연하게 적용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일부 감염병 전문가는 중국 사례를 참고해 체육관 등 대규모 시설에 치료 공간을 마련하자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넓은 공간에 병상을 늘어놓고 칸막이를 설치하며, 보호구를 착용한 의료진이 돌아다니며 환자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정부 발표대로라면 기존 우한교민이 머물던 1인실 사용과 관리 형태가 유력해 보인다.
2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대구 지역 무증상 또는 경증 코로나19 확진환자는 당장 이날부터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대구1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치료 및 관리를 받는다. 다른 지역 경증 확진환자도 순차적으로 지자체가 마련한 시설에 입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교육부 협조를 받아 중앙교육연수원을 활용해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시작한다"며 "이 센터에는 경증환자 160명이 입소할 수 있고, 경증환자 분류와 배정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입소하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자가격리 중인 코로나19 경증환자는 정부 환자관리반의 중등도 평가를 받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는 절차를 밟는다. 대구1 생활치료센터에는 경북대병원 의료진을 포함해 17명의 의료인력을 배치했다. 의료진은 센터에 24시간 상주하며 경증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한다.
센터 입소자는 매일 두 차례 체온 측정과 호흡기 증상 등을 확인하는 모니터링을 받는다. 건강 상태에 변화가 있으면 의료진 진단을 통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생활치료센터에 계속 지내게 된다. 입소자에게는 체온계와 필수의약품 등이 포함된 개인위생키트와 속옷과 세면도구를 담은 개인구호키트를 지급한다. 식사와 간식 등도 매일 입소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대구 경증환자가 입소하는 중앙교육연수원은 연면적 1만1378.31제곱미터(㎡) 규모에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구성돼 있다. 그 안에는 수신관과 창의관 2개 기숙사동이 있다.
연수동은 일반강의실 10실, 정보와 강의실 2실(46인용), 분인실 16실, 대강당 1실(438석), 대강의실 1실(240석)으로 구성돼 있다. 기숙사동은 객실 226실과 편의시설, 식당 1실(260석) 규모다.
대구에서 입원을 대기 중인 확진환자만 2000여명인 만큼 중앙교육연수원으로는 모든 인원을 수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방역당국은 경북 지역 민간 또는 공공연수원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또 삼성과 경상북도, 영덕군 등의 협조를 받아 영덕에 위치한 삼성인력개발원에도 경증환자가 입소할 수 있도록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하도록 준비 중이다. 서울대병원도 정부와 논의해 경북 문경에서 위치한 '서울대병원 인재원' 100실을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할 예정이다. 두 시설은 이번주까지 입소 준비를 마칠 예정이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이번주까지 적어도 100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를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며 "목표 이상을 준비하도록 계속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생활치료센터 환자 치료를 주요 대학병원에 맡기기로 했다. 이 계획에 따라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 의료진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환자 건강 상태를 살핀다.
전국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무증상 또는 경증환자는 진통제 또는 해열제를 투약하는 수준의 처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누적된 코로나19 임상 데이터를 방역당국이 분석한 결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