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항소심⑤] 강사휴게실 PC, 2013년 동양대에 있었다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0 21: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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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린 정경심 교수 항소심 2차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사건 당일을 전후한 시기에 강사휴게실 PC가 동양대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로써 ‘동양대 표창장 사건’은 혐의의 존립 근거가 허물어지는 중대 전환의 국면을 맞게 됐다.

 

▲ 2019년 9월 10일 임의제출 당시의 강사휴게실 PC1, 2

 

5월 10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정경심 교수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정 교수의 변호인단은 “강사휴게실 PC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2013년 6월 16일을 전후한 5월과 8월에 강사휴게실 PC가 동양대에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이 지난 4월 12일 공판에서 1심 판결의 핵심 근거가 됐던 ‘강사휴게실 PC 방배동 위치의 증거인 ‘22개의 137 아이피’와 ‘심야접속기록’이 의도적 누락과 무의미한 자료에 의한 허위 증거라는 점을 밝힌 데 이어, 이날 공판에서 사건 당일을 전후한 시기에 강사휴게실 PC가 동양대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동양대 표창장 사건’은 혐의의 존립 근거가 허물어지는 중대 전환의 국면을 맞게 됐다.

“2013년 6월 16일 강사휴게실 PC의 위치”는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다. 이날은 검찰이 표창장 위조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날이다. 그런데 이날 정경심 교수는 서울에 있었다. 따라서 검찰이 주장하는 ‘위조 범행’이 성립하려면 ‘위조 작업’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강사휴게실 PC는 이날 서울 방배동 자택에 있어야 한다. 이것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범행’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2013년 5월, 정경심 교수 강의 시간 전후 사용기록 집중

변호인단은 이날 항소심에서 “정경심 교수는 2013년 1학기 동안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강의와 회의가 편성되어 있었다”며 “이러한 정 교수의 정규적인 일정과 PC1의 사용기록이 대다수 일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이 제시한 정 교수의 일정과 PC1 사용기록이 일치하는 부분에 대해 ▲2013년 5월 7일(월) 오후 2시~4시 진행되던 ‘스크린 잉글리쉬’ 강의의 휴식 시간인 오후 2시 47분 영어교재 프린트 ▲5월 20일(월) 수업 직전인 오후 1시 42분~47분 업무 관련 서류 작성 ▲5월 27일(월) 수업 시작 전인 오후 1시 21분 킨들 프로그램을 설치한 기록 등을 제시했다.

변호인단은 “이와 같이 수업이 있었던 날인 월요일의 수업 시작 직전이나 수업 진행 중에 PC1을 동양대 수업과 업무 관련으로 사용한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며 “PC1이 서울 방배동에 있었다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2013년 5월에 PC1은 동양대에 있었으며, 2013년 5월 18일까지 PC1에서 발견된 IP주소 192.168.123.112는 동양대에서 사용하던 IP주소임이 입증된다”고 밝혔다. 

 

 

 



2013년 8월, PC 사용 중 영주 우체국에서 등기 발송 기록

변호인단은 또한 “PC1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2013년 8월 22일 오전 10시 10분에 정경심 교수가 학교 인근의 풍기우체국에서 등기우편물을 발송한 영수증을 발견했고, 이 시간을 전후해 PC1을 사용한 기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PC 사용기록에 따르면 오전 9시 55분에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한 뒤 동작이 없는 상태로 유지되다가 10시 36분에 다시 쇼핑몰에 접속한 기록이 나타났다. 이는 정경심 교수가 9시 55분 PC1으로 웹서핑을 하다가 우체국에서 등기우편물을 발송한 후 다시 돌아와 10시 36분에 웹서핑을 계속한 기록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2013년 8월 22일 PC1은 물리적으로 동양대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2013년 6월 16일의 이전인 5월과 이후인 8월에 PC1이 동양대에 있었다”는 것은 확정적인 사실로써 “2012년 7월부터 2014년 4월까지 (방배동으로 위치가 특정되는) 137아이피가 22개와 심야접속기록”을 근거로 ”2013년 6월 16일에 PC1은 방배동에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은 명백하게 반박됐고, “사건 당시 PC1은 방배동이 아닌 동양대에 있었다”고 유추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제시된 셈이다.
 

 

 

“PC1이 사용되던 위치는 동양대 어학교육원”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변호인은 강사휴게실 PC 1, 2호가 동양대에서 공용으로 사용되었다고 주장할 뿐, 어느 장소에서 위 PC가 사용되었는지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변호인단의 주장을 근거 없는 주장으로 치부한 바 있다. 10일 항송심에서 공개한 변호인단의 분석에 따르면 “PC1은 동양대 어학교육원에서 사용됐다”고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 

PC1이 사용된 시각은 대부분 정경심 교수의 강의 직전이나 직후, 혹은 강의 도중이고, 정 교수의 강의는 어학교육원 건물에 있는 강의실에서 진행됐다. 포렌식 기록을 통해 살펴보면 PC1은 어학교육원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정경심 교수의 강의 준비에 주로 사용됐다. 

정경심 교수는 2019년 11월 11일 검찰이 2차 공소장에서 범행 장소를 ‘방배동 자택’으로 특정하는 순간부터 “당일 정경심 교수는 서울에 있었고 PC1은 동양대에 있었으므로 범행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해당 PC를 2012년 초에 지인으로부터 선물을 받아 동양대로 옮겨 2014년 초 전후까지 사용했다고 주장해왔다.  

 

 

▲ 2013년 강사휴게실 PC는 어학교육원(사진 왼쪽)에서 사용됐다. 정경심 교수 연구실과 강사휴게실은 교양학부(사진 오른쪽)에 있다.



또 하나의 알리바이 “HP2600 복합기도 동양대에 있었다”

변호인단은 이어 “1심 재판부가 ‘범행 도구’로 사용했다고 인용한 ‘HP2600(혹은 HP2610)’ 프린터 역시 동양대에서 사용됐고 방배동에서는 사용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강사휴게실 PC 1호에 HP Photomaster 2610 복합기를 연결해서 사용했다”며 이 복합기로 파일 생성, 스캔, 프린트 등을 실행했다고 판결했었다.

검찰은 그 근거로 ▲2013년 2월 25일 HP Photomaster 2600 시리즈 소프트웨어 및 드라이버 설치 ▲2013년 8월 5일 소프트웨어 및 드라이버 업데이트 기록 등을 제시했고, 1심 재판부는 이를 인용했다.

변호인단은 “검찰 포렌식 보고서에는 위 두 번의 드라이버 설치 및 업데이트 기록 외에 세 번의 사용 흔적이 있다고 기록돼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보고서에서 얘기하고 있는 ‘사용 흔적’은 실제로는 ▲부트 프리패치 ▲드라이버 삭제 실패 ▲인쇄 오류 기록으로 ‘사용 흔적’이 아니라 오히려 ‘사용되지 않은 흔적’이라고 밝혔다.


 

▲ 검찰이 표창장 출력에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HP Photomaster 2600 복합기



HP2600 복합기 연결, 동양대 YES 방배동 NO

이 기록들은 모두 PC1이 방배동에 있던 2013년 11월 이후에 발견되는 것으로서, ▲부트 프리패치는 드라이버가 설치돼있다는 것만 알게 해주는 바로가기에 불과하고, ▲드라이버 삭제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기록은 HP 2600 복합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고 ▲인쇄 오류는 드라이버만 있고 프린터가 설치돼있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HP 2600 복합기 사용을 유추할 수 있는 드라이버 설치 및 업데이트 기록은 동양대 위치 기간에만 존재하고 있고, 방배동 사용 기간에는 복합기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기록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해당 복합기는 동양대에서만 사용되던 것으로 방배동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변호인단은 “HP 2600 복합기는 네트워크 프린터로서 여러 PC에서 접속 가능한 것이 장점인 모델”로서 “PC1과 PC2는 상당 기간 함께 자택에 있었지만 PC1에만 설치되었고, PC2에는 연결되거나 설치된 적이 없다”는 것도 해당 복합기가 동양대에서만 사용됐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 인쇄 오류시 나타나는 스풀링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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