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직무정지 소송 ‘각하’, 총장 그만뒀기 때문”이라는 가짜뉴스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1-12-12 16: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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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직무집행 정지 취소 청구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각하 판결 이유는 “윤석열에 대한 징계가 정당했으므로 소송 이익이 없다”는 것이었다. “총장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로 해석되거나 오인될 수 있는 내용은 단 한 부분도 없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월 4일 사의를 표명한 뒤 대검 청사를 떠나고 있다.

 


법원 "尹 징계 정당, 직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 이익 없어"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이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법원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직무정지 취소 소송 각하 결정에 대해 “‘윤 후보가 이미 총장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소송 이익이 없다’는 이유지, ‘추 전 장관이 잘했다’는 이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가짜뉴스에 가까운 잘못된 해석이다. 지난 10일 서울행정법원이 판결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소송 각하의 이유는 “윤석열에 대한 징계가 정당했으므로 소송 이익이 없다”는 것이었다. “총장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로 해석되거나 오인될 수 있는 내용은 단 한 부분도 없었다.

법원은 본안을 심의하기 전에 “소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 소송을 각하했다. 이는 “소의 이익이 없다”는 피고(법무부)의 주장을 일점일획 빠짐없이 인정한 판결이며, “소의 이익이 있다”는 원고(윤석열)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부인한 결정이었다.

법원이 철저하게 부인한 尹측 주장

윤석열 측이 “소의 이익이 있다”고 주장한 이유는 두 가지다. ①직무정지 처분(이하 ‘이 처분’)이 일시적, 잠정적 처분이라고 볼 수 없고, ②법무부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검사징계법의 허점을 이용해 검찰총장을 사실상 해임시키는 위법한 결과를 초래했으며, 이와 같은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①이 처분은 임시적 처분으로 징계가 이루어짐으로써 효력을 상실했고, ②윤석열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는 정당하므로 이 처분은 위법하지 않고, 따라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이 있다”는 윤석열 측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즉 ①직무정지 처분을 내려놓고 징계는 진행하지 않았거나 ②징계 자체가 부당한 것이었다면 본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명백하게 임시적 조치였고 징계가 정당했으므로 본안을 살펴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 징계의 정당성을 적시한 윤석열 직무집행정지 취소 소송 판결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보도자료

 


尹 측 변호인단 왜곡으로부터 비롯된 가짜뉴스

이러한 그릇된 해석은 윤석열 측 변호인단으로부터 시작됐다. 윤석열 측 변호인단은 판결 후 입장문을 내 “이미 원고가 검찰총장의 직을 물러난 상태이므로 직무복귀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더 이상 다툴 이익이 없다는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소송대리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판결 직후 취재진에게 "각하 판결은 원고 또는 피고의 주장이 옳다는 판단 이전에 윤 전 총장이 직무에서 이탈했으므로 법률적으로 당부를 판단할 이익의 대상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소의 이익’에 대해 피고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였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이 옳다는 판단 이전에 법률적 당부를 판단할 이익의 대상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윤 측 변호인단의 입장은 판결의 내용을 전면적으로 왜곡한 것이다. 변호인단이 판결 내용을 오해하거나 오인했을 가능성이 전혀 없으므로, 이는 이번 판결로 윤석열의 징계가 정당했다는 것이 법원에 의해 다시 한 번 확인되는 것을 덮으려는 의도적인 왜곡으로 볼 수밖에 없다.

尹 측의 의도를 충실히 수행한 주요 언론들

<동아일보> <국민일보> <한국경제> <뉴스1> <세계일보> <한국일보> <서울경제> <조선비즈> <중앙일보> 등의 주요 매체들이 변호인단의 의도를 그대로 따라 “이는 윤 후보가 이미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 소송을 통해 얻을 이익이 없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는 식으로 근거 없는 주석을 붙여 보도했다.

특이한 것은 윤석열 변호인단의 주장을 검증 없이 그대로 보도하면서도 변호인단의 “총장 직 퇴직 때문”이라는 단정적인 표현 대신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등의 추정의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기자들도 변호인단의 입장이 판결을 왜곡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11월 21일 수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여성위원회 주체 <2021 여성정치 아카데미>에서 강연 중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다시 한 번 확인된 尹 징계의 정당성

법원은 지난 10월 행정법원의 1심 판결을 적시해 “이 사건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청구사유 중 일부가 적법한 징계사유로 인정됐다“며 윤석열에 대한 징계가 정당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해 12월 추미애 장관이 이끌던 법무부가 징계 청구와 함께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받았고, 이후 열린 징계위에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징계위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주요 사건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채널A 사건 수사 방해’, ‘검사로서의 정치적 중립 훼손’ 등 4가지를 징계 사유로 들었다.

윤 전 총장은 직무집행정지 처분과 징계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10월 징계처분 취소 소송 1심 재판에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주요 사건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채널A 사건 수사 방해’를 징계 사유로 인정하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서울행정법원이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청구를 징계처분 취소소송의 1심 판결을 근거로 본안 심의 없이 각하함으로써 윤 전 총장 징계의 정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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