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의혹, 언론도 털어야 한다

고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2 15:14:19
  • -
  • +
  • 인쇄
맹비난 일색인 정부의 LH 1차 조사
언론은 부동산 시장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
뿌리깊은 언론 비리...부동산 개입 확고한 개연성

 

▲ 3월 21일 조선일보 보도

 

 

12일 정부가 LH 투기 의혹에 대한 1차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당초 정부합동조사단이 배우자와 직계가족에 대한 조사도 포함하기로 했으나 가족으로 조사를 확대할 경우 규모가 워낙 커져 조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강제 수사권이 있는 경찰에 넘기고 직원들에 대한 조사결과만 발표하기로 한 것이다.

이 방침은 사전에 취재진들에게 전달됐고, 발표문에도 “당초 합동조사단이 맡기로 했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에 대한 조사도 바로 특별수사본부에서 토지거래내역 정보 등을 활용하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1차조사는 말 그대로 1차적인 조사로 제한적인 범위에서 진행된 사항을 우선 신속하게 발표하는 차원이었으며, 이미 관계기관의 전문인력이 총망라된 합동수사본부가 구성돼 정부 조사와는 별도로 광범위한 수사를 이미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12일 거의 모든 언론은 1차 조사가 마치 완결된 조사인 것처럼 맹비난에 나섰다.

<조선> 셀프면죄로 끝난 셀프조사
<동아> 추가 적발 7명뿐...변죽만 울린 투기조사
<중앙> 1만4000명 뒤졌는데 새로 찾은 건 7명...“선거 앞 겉핥기쇼”
<한국> “탈탈 턴다더니 7멍” LH 조사 분노만 키웠다
<매경> “투기의심 7명 뿐”... 논란 키운 자체조사
<한겨레> 전체 대상의 0.14%...차명 못보고 뒷북 조사 ‘예견된 한계’
<경향> 가족 차명 보유·개발 정보 이유 여부 못 밝혀...‘맹탕’ 비판 증폭


언론의 이러한 비난은, 부산까지 가야하는 먼 길에 “왜 아직 수원 밖에 못 갔냐”고 타박하는 꼴이다. 한계를 전제로 한 조사에 한계가 있는 결과를 우선 내놓은 것인데 왜 이렇게 화를 내나? 이 조사로 땡치고 모르쇠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정부합동조사 자체를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를 위한 단서 파악의 과정으로 자리매김하여 1차조사 결과 외에 추가조사를 통해 파악된 자료를 수시로 합수본으로 넘기겠다는데도, 왜 언론은 이것이 마치 종결된 조사인 것마냥 이렇게 비난을 하는 것일까?

그들의 목적이 지적이나 비판이 아니라 오로지 비난에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언론들은 정부합동조사든 합동수사든 제대로 된 결과가 안 나오기를 더 바랄지도 모른다. 아니, ‘제대로’라는 기준이 불명확할 수밖에 없는 조사와 수사에 있어서 그들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비난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언론은 부동산 시장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

언론이 정부의 1차 조사를 이런 정도로 비난할 수 있으려면 정부가 개인정보동의도 얻지 않고 직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친지까지 탈탈 터는 것을 용인해야 한다. 과연 그런가? 언론이 정말 투기 사실을 밝히기 위해 개인정보동의 등의 절차도 필요없이 누구라도 무소불위식으로 뒤져봐도 좋다고 생각한다면, 우선 털어봐야 할 곳은 바로 언론이다.

언론은 마치 부동산 문제에 대해 국외자인 양 늘 비판의 칼날을 세우지만, 그들은 엄연한 부동산 문제의 주범의 일원이자, 교사범이며,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다. 그들은 모든 분야에서 그렇지만, 특히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의 신뢰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것을 제1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 목표의식이 이번 1차 조사 발표 보도에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부동산 시장을 부추기고 불을 지를 수밖에 없는 세제 완화, 규제 완화, 공급 확대만을 외친다. 그들이 주장하는 공급확대는 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신도시 방식의 대량 공급도 아니다. 그저 시장의 불쏘시개가 될 수밖에 없는 재건축 규제 완화 및 촉진의 방식일 뿐이다.

LH 조사 및 수사의 핵심은 “개발정보를 직접 취급하거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자가 직접 투기에 참여하는 행위”를 적발해 제재하고 처벌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조사와 수사는 LH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개발정보를 직접 취급하거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자”에 해당하는 모든 대상으로 조사 및 수사 범위를 무한정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 그 지독한 뿌리의 일말이라도 뽑을 수 있다. 이미 정부는 국토부와 청와대, 그리고 여당도 소속 의원과 당직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동산 문제의 주범이면서 부동산 광고로 먹고사는 언론 역시 이 범위에 해당한다. 그들은 정부와 공기업 등의 정책결정단위와 시장을 모두 오가면서 개발과 관련된 정보를 누구보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들도 조사하고 수사해야 한다.

  

 

 



뿌리깊은 언론 비리...부동산 개입 확고한 개연성

게다가 언론의 비리는 정치인과 공무원만큼이나 역사가 길고 뿌리가 깊다. 그리 오래전도 아닌 2019년 홍보대행사인 뉴스컴의 박수환 대표가 조선일보를 상대로 벌인 로비는 금품 수수의 차원을 넘어 취업비리의 차원까지 침투해있다.

정책결정기관과 부동산업계와의 교류를 통해 얻은 정보로 관련 기자와 간부 임직원이 부동산 투기에 뛰어들 가능성과 여지는 합리적 의심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또한 몇몇 언론사는 직간접적으로 부동산개발업을 겸하고 있고, 특히 건설사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언론사는 부동산 개발 정보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다. 그럴 경우 일선 기자는 회사와 대주주의 훌륭한 정보원 역할을 하게 된다.

이처럼 부동산과 관련된 언론의 속성을 생각한다면 언론은 LH 만큼이나 긴급하게 조사와 수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조사 결과를 제한적이라고 질타하는 언론의 자세를 본다면 그들은 언제라도 초법적인 조사와 수사마저도 기꺼이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더브리핑.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